송철호 “눈 펑펑 내릴 땐 쓸어 봐야 소용없다”
靑 감찰 무마 의혹 관련 질문에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한복음 8장 32절)
송철호 울산시장이 11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하명 수사’ 의혹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직답을 피했다. 2020년 국가 예산 확보를 자랑하려고 송 시장이 자청한 회견이었다. 시 대변인실은 회견에 앞서 “하명 수사 의혹과 관련된 질문은 자제해 주길 부탁한다”며 미리 차단막을 쳤으나 허사였다.
‘내년 국가예산 확보 자찬’ 기자회견
하명수사 질문 쏟아지자 서둘러 마쳐
송 시장이 7쪽짜리 회견문을 읽고 나자 기다렸다는 듯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송병기 경제부시장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첩보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은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자유한국당에서 송 시장을 고발했는데 관련 입장을 말해달라’는 등 검찰 수사와 관련된 질문이 주를 이뤘다. 송 시장은 “눈이 펑펑 내릴 때는 그것을 쓸어봐야 소용이 없다”며 에둘러 말했다. 그는 “시민 여러분께 당부드린다. 저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때를 기다리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시 대변인은 “조만간 (송 시장이)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라며 서둘러 회견을 끝냈다. 지난 5일 송 부시장 또한 2분 40초짜리 회견을 마치고 도망치듯 빠져나가 의혹만 키웠다는 비판을 받았다.
시는 10일 보도자료를 내고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조사에서) 최근 3년 연속 2등급을 받았고, 최근 3년 연속 1~2등급 유지기관은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울산시가 유일하다”고 홍보했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송 부시장이 하명 수사 의혹의 키맨으로 떠오른 시점에 울산시가 청렴도 운운하는 게 낯 뜨겁다”는 말이 나돌았다. 최근 일방통행식 시 행정을 보면 송 시장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시민 뜻대로”가 “시 뜻대로”로 읽힌다는 것이다.
권승혁 기자 gsh0905@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