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눈 펑펑 내릴 땐 쓸어 봐야 소용없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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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감찰 무마 의혹 관련 질문에

송철호 울산시장이 11일 시청에서 기자회견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송철호 울산시장이 11일 시청에서 기자회견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한복음 8장 32절)

송철호 울산시장이 11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하명 수사’ 의혹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직답을 피했다. 2020년 국가 예산 확보를 자랑하려고 송 시장이 자청한 회견이었다. 시 대변인실은 회견에 앞서 “하명 수사 의혹과 관련된 질문은 자제해 주길 부탁한다”며 미리 차단막을 쳤으나 허사였다.


‘내년 국가예산 확보 자찬’ 기자회견

하명수사 질문 쏟아지자 서둘러 마쳐


송 시장이 7쪽짜리 회견문을 읽고 나자 기다렸다는 듯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송병기 경제부시장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첩보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은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자유한국당에서 송 시장을 고발했는데 관련 입장을 말해달라’는 등 검찰 수사와 관련된 질문이 주를 이뤘다. 송 시장은 “눈이 펑펑 내릴 때는 그것을 쓸어봐야 소용이 없다”며 에둘러 말했다. 그는 “시민 여러분께 당부드린다. 저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때를 기다리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시 대변인은 “조만간 (송 시장이)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라며 서둘러 회견을 끝냈다. 지난 5일 송 부시장 또한 2분 40초짜리 회견을 마치고 도망치듯 빠져나가 의혹만 키웠다는 비판을 받았다.

시는 10일 보도자료를 내고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조사에서) 최근 3년 연속 2등급을 받았고, 최근 3년 연속 1~2등급 유지기관은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울산시가 유일하다”고 홍보했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송 부시장이 하명 수사 의혹의 키맨으로 떠오른 시점에 울산시가 청렴도 운운하는 게 낯 뜨겁다”는 말이 나돌았다. 최근 일방통행식 시 행정을 보면 송 시장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시민 뜻대로”가 “시 뜻대로”로 읽힌다는 것이다.

권승혁 기자 gsh0905@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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