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들리에가 빛처럼 떨어지자 ‘오페라의 유령’도 달아올랐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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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월드 투어 공연 중 크리스틴(클레어 라이언)과 유령(조나단 록스머스)의 애절한 연기. 에스앤코 제공 '오페라의 유령’ 월드 투어 공연 중 크리스틴(클레어 라이언)과 유령(조나단 록스머스)의 애절한 연기. 에스앤코 제공

1초에 3m, 빠른 속도로 낙하하는 샹들리에가 무대 위로 쿵 하고 떨어졌다. 샹들리에에 달린 비즈 6000여 개가 화려함을 뽐내며 흔들렸다. 한국 뮤지컬 역사상 최초로 누적 관객 100만 명을 돌파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얘기다.


7년 만의 내한 ‘오페라의 유령’

13일 부산 초연 후 전국 순회

샹들리에 낙하 기술 진화 볼만

역대 최연소 ‘유령’ 열연 호평


7년 만에 내한한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한국의 첫 도시는 부산이었다. 13일 부산 남구 문현동 드림씨어터에서 첫 공연을 시작으로 2020년 2월 9일까지 8주간 부산에서 관객을 만난다. 이어 서울(내년 3~6월), 대구(내년 6~8월)에서 공연이 펼쳐진다. 대형 뮤지컬을 부산을 시작으로 선보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3일 부산 초연 후 14일 드림씨어터에서 샹들리에 낙하 기술 시연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라이너 프리드 협력 연출, 알리스터 킬비 기술감독, 신동원 프로듀서가 참가했다.


14일 부산 남구 드림씨어터에서 열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샹들리에 낙하 시연 장면. 에스앤코 제공 14일 부산 남구 드림씨어터에서 열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샹들리에 낙하 시연 장면. 에스앤코 제공

킬비 기술감독은 “무게 추 2개를 이용해 객석 맨 앞으로 떨어지게끔 설계됐다”면서 “샹들리에가 움직이는 동안 도르래 2대를 이용해 줄이 풀리고 샹들리에가 곡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안쪽 프레임은 알루미늄을 사용해 샹들리에 무게를 줄였고 샹들리에에 달린 조명은 모두 LED”라고 덧붙였다. 신 프로듀서는 “이전 공연보다 샹들리에 낙하 속도도 1.5배 빨라졌다”고 전했다.

샹들리에 낙하는 1986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초연 때부터 이 공연의 하이라이트로 꼽혀왔다. 1층 객석 중간 관객 머리 위까지 떨어지는 대범함으로 관객이 극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왔는데, 이번 월드투어 버전은 객석 맨 앞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수정했다.

라이너 협력 연출은 “이전 버전은 (샹들리에를 설치하는데) 극장의 구조적 부분에 변화를 줘야 공연할 수 있었지만, 이번 프로덕션의 경우 어느 극장이든 가능하게 만드는 게 콘셉트였다”면서 “기술적으로 업그레이드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전 버전의 경우 샹들리에 장면 때문에 공연 가능한 극장이 없어 부산 공연이 무산된 적도 있다.

기술 변화 외에도 이번 공연에서 눈여겨 볼 점은 배우의 열연이다. 2011년 역대 최연소 ‘유령’으로 화제가 된 남아공 출신의 조나단 록스머스, 호주 국립오페라 무대에서 활약했고 2012년 내한 공연에서도 ‘크리스틴’ 역할을 맡은 클레어 라이언, 첫사랑 크리스틴을 잊지 못하는 귀족 청년 ‘라울’은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영국계 미국인 맷 레이시가 맡아 부산 무대에서도 실력을 뽐낸다.

한편, 라이너 협력 연출은 부산 공연에 대한 벅찬 소감도 남겼다. 그는 “부산은 국제영화제를 포함해 다양한 축제가 열리는 문화적으로 활발한 도시라고 들었다”면서 “협력 안무가가 한국인인데 부산 초연 전에 관객들이 공연 중에는 조용할 거고 커튼콜 때 환호가 터질거라고 하더라. 실제로 그랬고, 부산에서 처음으로 공연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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