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학 정시 경쟁률 하락 심각 “미달 폭탄 터지나”

이현정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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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역 4년제 대학 정시모집 마감 결과 경쟁률이 크게 하락해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 정원 미달이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부산대·동아대·부경대·한국해양대가 개최한 2020 정시모집 공동입학설명회 모습. 연합뉴스 부산 지역 4년제 대학 정시모집 마감 결과 경쟁률이 크게 하락해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 정원 미달이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부산대·동아대·부경대·한국해양대가 개최한 2020 정시모집 공동입학설명회 모습. 연합뉴스

‘학령인구 감소 폭탄’이 부산 지역 대학을 강타했다. 지난달 31일 부산 지역 4년제 대학이 2020학년도 정시모집을 마감한 결과 경쟁률이 크게 하락했다. 상당수 대학의 경우 지원자 수가 전년 대비 20~30%나 감소했고, 일부 대학은 경쟁률이 2 대 1 수준까지 떨어져 정원 미달 사태가 우려된다.

동아·경성·동서·가톨릭대 등

지원자 수 20% 이상 급감

신라·영산·인제대 3 대 1 미만

학령인구 감소 탓 분석

2월 추가모집 미충원 가능성

대학, 재정 이유 정원 조정 못해

1일 부산 지역 14개 4년제 대학(부산교대 제외) 정시모집 마감 자료를 취합한 결과 부산 지역 4년제 대학의 정시 경쟁률은 3.52 대 1로 나타났다. 지난해 4.68 대 1보다 크게 줄어든 수치다.

특히 올해 부산 지역 대학들이 수시모집 인원을 늘리는 등 신입생 유치를 위해 안간힘을 썼음에도 정시 인원은 오히려 전년보다 늘어났다. 수시 등록률이 낮아 부족 인원이 정시로 대거 이월됐기 때문이다.

올해 신라대(2.23 대 1), 영산대(2.41 대 1), 인제대(2.7 대 1), 부산가톨릭대(2.94 대 1)의 경우 경쟁률이 3 대 1을 넘지 못했고, 동아대와 경성대의 경우 지원자수 감소폭이 900명가량에 달해 전년보다 각각 20.9%와 23.2%가 줄었다. 부산가톨릭대의 경우 지원자 수가 34.5%나 감소했다. 이 밖에 동서대, 신라대도 지원자 수가 20% 이상 감소해 국립대를 제외한 부산 지역 대학들의 정원 모집에 빨간불이 켜졌다.

경쟁률이 3 대 1 미만인 대학은 2월에 추가모집을 한다 해도 정원 미달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수험생들은 정시에서 군별로 최대 3회까지 지원할 수 있다.

정시 경쟁률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학령인구 감소다. 2020학년도 수능에 응시한 전국 고 3 학생의 숫자는 34만 7765명으로 전년 39만 9910명보다 5만 2145명이나 줄어들었다. 부산도 3072명이나 줄어 올해 경쟁률 하락은 예고된 일이었다. 학생 수 감소에도 대학들이 정원을 줄이지 않아 상위권 대학부터 채워지면 하위권 대학으로 올수록 충격은 배가될 수밖에 없다. 이번 정시모집에서 수도권 대학들의 경우 3 대 1 이하로 떨어진 대학은 한 곳도 없을뿐더러 4 대 1 이하인 대학도 서울대를 제외하면 3곳에 불과하다. 김윤수 김윤수수학원장은 “부산 지역 4년제 대학의 경우 점점 더 경쟁력 있는 학과만 살아남는 분위기로 갈 것”이라면서 “이번 입시 결과에서도 나타났듯 학생들이 취업이 잘 안 되는 4년제 대학 학과에 갈 바에는 전문대 보건계열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정시모집 결과를 보면 학생들이 대학의 위치나, 대학가 주변 분위기 등도 크게 고려했을 것이란 게 김 원장의 분석이다.

오세명 부일에듀 평가이사는 “부산의 학령인구 감소가 다른 지역보다 더 심각한데 대학 숫자는 인구에 비해 훨씬 많다 보니 당연히 따라오는 결과”라면서 “대학들이 자체 정원 조정을 하지 않았는데 자연감소가 돼버리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과와 관련해 각 대학은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지만 학생 1명이 줄어들 때마다 대학 재정이 그만큼 줄어드니 섣불리 정원 조정에 칼을 빼들지 못하고 있다. 이현정 기자 edu@busan.com


이현정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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