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노동자, 일은 더 하는데 월급은 덜 받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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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지역 노동자들이 조선 산업 장기 침체로 전국 평균보다 더 많이 일하고도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일보DB 경남 거제지역 노동자들이 조선 산업 장기 침체로 전국 평균보다 더 많이 일하고도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일보DB

경남 거제지역 노동자들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주력 산업인 조선업 장기 침체 여파로 지역 노동자들은 전국 평균보다 더 많이 일하고도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는 최근 창원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와 공동으로 통계청이 매년 2회 실시하는 ‘지역별 고용조사’ 자료를 토대로 지역 실태를 분석한 ‘거제시 임금노동자 및 비정규직 현황’ 결과를 발표했다.

조선 불황에 임금 낮아진 탓

비정규직 소득 격차도 악화

‘최고 부자 도시’ 명성 옛말

이번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거제지역 노동자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42.9시간으로 우리나라 전체 임금노동자 평균 40.5시간보다 2.4시간 더 오래 일했다. 반면 월 평균 임금은 269만 7000원으로 전국 평균 274만 8000원보다 5만 원 이상 적었다. 이 중 조선업 등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높은 제조업 종사자 역시, 거제 평균은 303만 9000원으로 전국 평균 314만 원보다 10만 원 낮았다.

전체 평균만 놓고 보면 경남도내 18개 시·군 중 진주시(286만 원), 김해시(270)시에 이어 3번째다. 하지만 노동시간이 길어 시급으로 따지면 1만 2193원으로 진주시(1만 3814원), 양산시(1만 2556원), 사천시(1만 2515원), 김해시(1만 2462원)에 이어 5위로 밀린다.

조선업 호황이 정점을 찍은 2013년, 통계청이 발표한 도시근로자 연평균 소득에서 전국 평균(3600만 원)보다 1900만 원이나 많은 5500만 원을 기록, 울산과 함께 대한민국 부자 도시 1, 2위를 다투던 것을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센터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사업장이 있는 거제는 전체 노동자의 58.6%가 제조업 종사자로 전국 평균인 20.3%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단일 업종 비중이 높다”면서 “그런데도 여타 제조업 중심도시와 달리 상대적으로 긴 노동에도 임금은 평균에도 못 미칠 만큼 소득수준은 낮았다”고 지적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규직에 비해 처우가 열악한 비정규직 비율은 높아지고 소득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거제지역 임금노동자 9만 8695명 중 비정규직은 2만 6607명으로 전체의 27%다. 이는 2018년 23.7%보다 높아진 수치다. 임금에서도 정규직은 주 45.6시간 일해서 월 297만 6000원을 받았지만, 비정규직은 주 35.3시간 일해서 194만 원을 받았다. 이를 시급으로 환산하면 정규직 1만 2805원, 비정규직 1만 530원으로 정규직의 82.2%에 그쳤다. 박종식 창원대 책임연구원은 “거제를 비롯한 지역 차원에서 임금과 노동시장을 포함한 노동환경 개선 사업을 발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진 기자 mjkim@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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