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알박기 펜스’ 뽑힐까… 엘시티 “역할 하겠다” 첫 공식 입장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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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박기 논란이 일고 있는 부산 해운대 ‘엘시티 앞 펜스’ 철거에 난항이 예상된다. 엘시티 앞 해당 부지 모습. 강선배 기자 ksun@ 알박기 논란이 일고 있는 부산 해운대 ‘엘시티 앞 펜스’ 철거에 난항이 예상된다. 엘시티 앞 해당 부지 모습. 강선배 기자 ksun@

부산 해운대 엘시티 측이 부산지역 A건설사의 ‘엘시티 앞 알박기 펜스’(부산일보 지난달 4일 자 2면 등 보도)를 해결하기 위해 ‘역할을 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다. 펜스가 설치된 곳이 엘시티 내 부지는 아니지만, 관광 명소 훼손과 시민 불편을 두고 볼 수 없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다만 엘시티 측은 ‘상식적이고 합당한 보상가’를 전제로 해 A사의 결단에 이목이 쏠린다.

2일 엘시티 측은 “A사의 펜스 설치로 미관 훼손과 보행 불편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해운대관광리조트 개발 사업의 조속한 완성을 위해 엘시티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면 전향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해운대구청이 요구해 온 알박기 펜스 부지 매입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엘시티 측이 알박기 펜스와 관련해 적극적 해결 의지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식적이고 합당한 보상가 전제

구청 “협의매수·수용 함께 준비”

부지 소유주도 협의 의사 밝혀


엘시티 이광용 부사장은 “해운대구청의 적극적인 중재로 공신력 있는 기관의 감정평가를 통해 A사가 상식적이고 합당한 보상가를 제시한다면 비용 부담 등 문제를 해결할 의사가 있다”며 “지역 사회의 공동 가치를 위해 이해 당사자가 될 수 있는 기업 간 선의와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A사가 시민 불편과 알박기를 볼모로 터무니없이 과한 부지 금액을 제시한다면, A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해운대구청은 엘시티 측 의사를 환영하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엘시티가 긍정적인 입장을 밝혀 협의 매수에 파란불이 켜졌다”며 “아직 구청과 엘시티가 A사와 접촉을 하지 않은 상태이다. 결국 A사가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가, 알박기 문제 해결의 관건이 됐다” 말했다.

해운대구청은 엘시티 측의 협조에 따라 공정한 감정평가와 협의 매수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A사가 상식적이고 합당한 보상가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강제 수용을 위한 법리적 검토도 동시에 하고 있다. 구청이 최근 공시지가상 추산한 부지 비용 16억 원에 대해 A사는 “터무니없이 낮은 금액”이라고 밝혔다.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은 “시민 불편 해소가 먼저다. 빨리 A사와 협의 매수를 진행할 계획이다”며 “다만 협의가 불발될 가능성이 있어, 만약을 대비한다는 측면에서 강제 수용 절차도 함께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사는 협의 매수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A사 관계자는 “구청에 여러 차례 공문을 보냈지만, 협의 절차에 대한 확답은 아직 받지 못했다”며 “현재 펜스 부지 활용 방안은 없다. 사유지임을 알리는 것뿐이다. 일단 감정평가 결과를 보고 협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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