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PK 공관위원’, 부산 현역들에 득? 독?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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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 공관위원, 김형오·김세연·박완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김형오 총선 공천관리위원장, 김세연 의원, 이석연 전 법제처장 등 공천관리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세연, 박완수, 이석연, 황대표, 김형오, 이인실, 조희진, 엄미정.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김형오 총선 공천관리위원장, 김세연 의원, 이석연 전 법제처장 등 공천관리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세연, 박완수, 이석연, 황대표, 김형오, 이인실, 조희진, 엄미정.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이 완료된 가운데, 부산에서 5선을 한 김형오 위원장을 비롯해 당내 인사 몫인 위원 2명이 모두 PK(부산·경남) 출신 현역 의원으로 채워지면서 지역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박완수(경남 창원시의창) 의원이 당 사무총장으로 당연직 위원이라면, 불출마를 선언한 3선 김세연(부산 금정) 의원의 공관위 합류는 다소 ‘파격’으로 해석되면서 그의 등장이 이번 총선에서 PK 공천, 특히 부산 선거판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

김형오·김세연, 개혁 공천 예고

‘당 입김·친분 관계’ 배제 전망


“그래도 아는 얼굴인데…”

지역 정치 상황 이해도 높아

‘현역 필요성’ 공감 가능성


■“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 현역 초긴장

공천 ‘판 갈이’를 예고한 김 위원장과 ‘당 해체’를 주장했던 김 의원의 당 혁신 의지를 고려하면 상당 폭의 현역 물갈이는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절대적이다. 여기에 두 사람이 누구보다 지역 사정을 잘 아는 ‘베테랑’ 정치인인 탓에 부산 현역 의원들에게는 어느 선거 때보다 불리한 공천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국당 관계자는 23일 “역대 공천 역사를 보면 ‘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는 얘기가 있다”며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인적)정리를 하기 시작하면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진짜 무서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통상 현역 의원들은 당내 장악력이 ‘원외’ 후보들보다 강하기 때문에 공천 과정에서도 당 대표나 사무처 등을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여력이 커지기 마련인데, 지역 사정과 후보 개인 역량을 누구보다 잘 아는 같은 지역의 동료 정치인이 공관위원으로 있다면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런 관측에는 김 위원장의 개인 ‘캐릭터’도 더해진다. 김 위원장은 20년 의정활동 내내 어느 계파에 속하기보다는 독자 활동으로 주변에 사람을 별로 두지 않아 사심 없이 개혁 공천을 이끌 것으로 평가돼 왔다. 김 위원장은 이미 여러 차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현역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그는 “3선 이상 정치인은 잘 안다”고도 했다.

김 의원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한국당 해체와 현역 의원 전원 불출마를 주장하고 당의 모습을 ‘좀비’에 빗대는 등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김 의원은 23일 공관위 첫 회의에서 “총선을 앞두고 한국당의 물리적인 완전한 해체가 실현 가능하지 않다면 공관위원 직무를 맡아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가 불출마 뜻을 밝혔던 취지를 구현하는 차선책이라는 생각에 직무를 맡았다”라고 운을 뗀 뒤 “애국심과 양심, 딱 두 가지만 갖고 직무에 임하겠다”고 대대적인 쇄신 공천을 예고했다.


■“그래도 아는 얼굴” 기대감 통할까

물론 김 위원장이나 김 의원과의 지역적 유대관계와 개인적 친분이 공천에서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일부 감지된다.

PK 한 중진의원은 “부산 정치 사정을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너무 속사정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 (공관위에)현역 의원들의 필요성을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라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미 부산에선 절반 가까운 불출마 의원이 있는 만큼 당이 총선에서 ‘이기는 선거’를 위해 현역 의원들을 선택할 유인이 있는데 이에 대해 (두 분이)잘 이해하고 있을 것으로 안다”며 “김 의원이 공관위에 들어간 것을 반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외 후보들은 정반대 입장에서 기대감을 나타냈다. 부산 지역 한 예비후보자는 “한국당이 뼈를 깎는 혁신을 위해 새로운 사람을 수혈해야 한다는 기조에서 본다면 두 분이 자유대한민국의 위기를 타개할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며 “김 위원장과 김 의원은 ‘지피지기’로 적(현역의 단점)을 알고 나(신인의 필요성)를 알기 때문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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