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짧고, 우한 폐렴 무섭고… 일본행 항공기 다시 북적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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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설 연휴에 중국 우한 폐렴 사태까지 겹치면서 한동안 주춤했던 일본행 해외 여행객이 늘고 있다. 부산일보DB 짧은 설 연휴에 중국 우한 폐렴 사태까지 겹치면서 한동안 주춤했던 일본행 해외 여행객이 늘고 있다. 부산일보DB

지난해 7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조치로 꽁꽁 얼어붙었던 일본여행 수요가 점차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설 연휴가 짧은 데다 중국의 우한 폐렴 사태까지 겹쳐 해외 여행객들이 일본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23일 한국공항공사 부산지역본부가 발표한 ‘2020년 설 연휴 특별교통대책’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1월 23~27일) 일본노선 예상 평균 탑승률은 69.8%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설 연휴 일본노선 탑승률인 81.1%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최근 몇 달간 평균 탑승률이 50%대까지 곤두박질쳤던 것을 감안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일본노선 예상 이용객 수는 3만 993명으로 전체 국제선 예상 이용객 수인 14만 1437명의 21.9%를 차지했다.


설 연휴 日 여행객 3만 명 예상

항공기 탑승률도 70% 육박

동남아·중국 대신 일본으로


회복 조짐 보이는 日 여행 수요

지난해 10월 ‘바닥’ 이후 증가

‘아베 보이콧’ 시들해졌나 주목


일본노선 등 단거리 노선이 주력인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일본 아웃바운드 여행수요 증가를 보다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다. 에어부산은 이번 설 연휴 일본노선 탑승률이 84%에 달한다고 밝혔다. 에어부산은 또 겨울 성수기를 맞아 부산~삿포로 노선을 부활시켰으며, 부산~가고시마 노선도 부정기편을 띄웠다.

‘아베 보이콧’으로 극에 치달았던 한·일 교류 단절이 점차 사그라들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설 연휴 3~4일로 짧아 동남아 여행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이 많다”며 “일본 탑승률을 작년과 단순 비교하면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현장에서는 분위기가 점차 좋아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해국제공항에서 일본노선을 이용한 승객 역시 지난해 10월 11만 4806명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12월에 이용객 숫자가 15만 3385명으로 4만 명 가까이 증가했다.

여행 예약 플랫폼인 아고다가 한국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설 연휴 기간에 가장 선호하는 여행 국가로 일본을 꼽았으며 베트남과 태국이 뒤를 이었다. 인기 여행 도시는 1위가 방콕이었지만 후쿠오카(2위), 도쿄(7위), 오사카(9위) 등 일본의 주요 관광 도시가 대거 포진했다.


중국에서 발생한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도 일본여행 수요 회복에 한몫하고 있다. 외교부는 23일 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우한시 여행 경보를 ‘여행 자제’에 해당하는 2단계로 올렸고 후베이성 전역에는 여행경보 1단계(여행 유의)를 발령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공포는 중국 전역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직장인 정 모(33) 씨는 “설 연휴를 이용해 부모님과 중국 칭다오 여행 패키지를 이용하려 했으나 취소했다”며 “전 세계가 중국을 예의주시하는 상황에서 큰 리스크를 안고 비행기에 올라야 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부산의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짧은 설 연휴, 중국 바이러스 등 여러 외부 요인이 있으나 일본은 국내 여행업에 있어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라며 “지리적으로는 물론이고 정서적으로 가까운 나라다 보니 여행 수요는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발표한 방일 외국인 여행객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24만 8000명이다. 지난해 10월 19만 7000명으로 바닥을 찍은 뒤 소폭의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데, 설 연휴가 낀 이달 방문객 수치가 어느 정도 전년 수준으로 회복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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