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산갑의 역습? 몸에 좋다고 잡아먹더니… "신종코로나 중간숙주 가능성"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천산갑.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천산갑.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멸종위기종인 천산갑을 거쳐 인간으로 전파됐을 것이라는 중국 대학의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천산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화난(華南)농업대학은 7일 "천산갑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잠재적 중간 숙주"라고 밝혔다.

화난농업대학 측은 이날 언론 발표회에서 천산갑에서 분리한 균주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상동성이 99%라고 밝혔다.

하지만 실험의 샘플은 우한(武漢) 화난수산시장에서 나온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시장은 야생동물을 식자재로 팔던 곳으로 신종코로나의 진원지로 지목됐다.

대학 측은 또한 천산갑에서 사람으로 전파되는 경로를 아직 밝히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중국과학원의 한 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차이신(財新)에 말했다.


천산갑.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천산갑.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산을 뚫는 갑옷이라는 의미의 천산갑(穿山甲)은 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열대지역에 서식하는 유린목의 포유류로, 무분별한 밀렵 탓에 개체 수가 기존의 20% 이하로 급감해 '취약종'과 '멸종 위기종', '심각한 위기종'으로 지정된 동물이다.

한 배에 한 마리만 낳는 습성과 더불어 독특한 생태로 인해 인공사육이나 번식이 극히 어려운 동물이기도 하다.

세계에서 밀매가 가장 왕성한 동물로 꼽히는 천산갑은 베트남과 중국 일부 지역에서 콩팥질환, 천식이나 암, 류머티즘 치료에 좋다는 믿음 때문에 고급 식재료로 사용되며, 비늘은 부적이나 한약재, 마약류인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을 제조하는 원료 등으로 쓰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천산갑의 고기에 약효가 있다는 것은 미신에 불과하고, 비늘도 사람의 손톱과 같은 성분인 케라틴으로 돼 있어서 특별한 효능을 기대할 수 없다고 비판해 왔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양분하고 있는 보르네오섬에서는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천산갑이 흔한 동물이었지만, 무분별한 밀렵 탓에 지금은 오지에서나 간혹 발견되는 수준으로 개체 수가 줄었다.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