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193명 ‘아시아드요양병원’ 통째로 봉쇄…부산 첫 코호트 격리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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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부산 연제구 아시아드요양병원과 같은 건물을 쓰는 1층 한 병원에서 병원 관계자가 방역하고 있다. 부산시는 이 병원 사회복지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병원을 코호트 격리했다. 연합뉴스 24일 오후 부산 연제구 아시아드요양병원과 같은 건물을 쓰는 1층 한 병원에서 병원 관계자가 방역하고 있다. 부산시는 이 병원 사회복지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병원을 코호트 격리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가 사회복지사로 근무한 부산 연제구 아시아드요양병원이 24일 코호트 격리 조치됐다. 방역 당국은 요양병원 환자 193명과 직원 100여 명 전원을 건물 안에 격리한 채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24일 “부산 12번 확진자가 근무한 아시아드요양병원은 이날 오전 2시부로 환자 193명과 의료진 100여 명을 함께 코호트 격리, 즉 전면 봉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또 “코호트 격리에 필요한 인력과 물자 등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코호트 격리는 다음 달 7일까지 계속된다.


확진 판정 사회복지사 전 층 근무

의료진 등 직원 100여 명도 격리

내달 7일까지 봉쇄하고 전수조사

비어 있던 5·6층 병실 활용하고

다인실 병상 간격 더 띄워 배치


코호트 격리는 같은 전염병 전파 가능성이 있는 환자를 하나의 집단으로 묶어 격리하는 것을 뜻한다. 부산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코호트 격리는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사회복지사인 12번 환자가 요양병원에 근무하면서 한 층이 아니라 전 층을 다니는 것을 CCTV로 확인했다”며 “환자와 직원들도 노출됐기 때문에 시설에 격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낮 12시 30분께 아시아드요양병원 정문과 후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경찰차 2대가 대로변에 서 있고, 가끔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주변을 거닐 뿐 병원 안팎을 오가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유리로 된 정문에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외부 출입자 출입을 금지한다’ ‘보호자가 입원 환자에게 물품을 전달하려면 지하 1층으로 와서 병원 전화로 담당자에게 연락해 달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24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2주간 외래 진료를 일시 중단한다는 안내문도 함께 공지돼 있다.

이날 오후 5시께 요양병원 지하주차장 입구에서 만난 병원 관계자는 “현재 지하주차장에 연제구 보건소 차량이 들어와 있다”며 “약품 등을 공수하기 위해 보건소 차량 등이 들어오고 있고 외부 차량은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또 다른 요양병원 관계자는 전화 통화에서 “오늘 직원들에 대한 검사도 이뤄졌다”며 “현재 식품이나 약품 등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환자 193명 전원 전수조사를 실시하기 위해 코호트 격리를 결정했다. 요양병원 특성상 기저 질환이 있는 환자가 많아 조기 발견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입원 환자 193명 중 30% 정도는 중증 질환자로 파악됐다. 전날 발열 증상이 있는 2명을 먼저 검사한 결과, 음성이 나왔다. 부산시 관계자는 “12번 환자가 접촉한 환자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질환이 있거나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환자를 자가 격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코호트 격리로 환자 전원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부산시는 최근 공사가 끝나고 비어 있던 요양병원 5~6층 공간을 활용해 일부 환자를 옮기고, 기존 다인실의 병상 간격을 충분히 띄워 배치했다. 또 비교적 건강한 환자 10여 명은 24일 부산시의 외부 임시생활 시설로 옮겨져, 자가 격리 상태에서 치료받고 있다. 요양병원 의료진 등 직원은 병원 내 별도 공간에서 생활하며 환자를 돌본다.

부산시는 요양병원에 격리된 환자와 의료진을 위한 생필품과 약품 등은 매일 공수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시 관계자는 “코호트 격리에 필요한 물품을 배송했고, 앞으로도 필요한 것은 매일 즉각 배송하겠다”며 “부산시 직원들이 들어가 감염 관리 등도 함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드요양병원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한 12번 환자는 부산 남구에 거주하는 56세 여성으로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 참석자다. 지난 21일 첫 증상이 나타났고, 증상 발현 전날인 20일과 21일 병원에서 정상 근무했다. 22일 남구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사를 의뢰한 뒤 23일 양성이 확인돼 부산의료원에 이송됐다.

최혜규·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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