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신천지 신도 1만 5500명이라는데…거점조차 파악 못 해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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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롯데백화점 동래점에서 코로나19 방역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동래점은 부산 31번 확진자가 지난 21일 방문한 곳으로 이날 하루 긴급 휴점하고 방역활동을 벌였다. 정대현 기자 jhyun@ 25일 오후 롯데백화점 동래점에서 코로나19 방역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동래점은 부산 31번 확진자가 지난 21일 방문한 곳으로 이날 하루 긴급 휴점하고 방역활동을 벌였다. 정대현 기자 jhyun@

정부가 신천지 측으로부터 전체 신도 명단을 제공받아 모든 신도에 대한 전수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부산시는 신천지 신도의 명단을 확보하지 못한 데다, 거점시설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확진자의 감염원을 파악하는 데 진땀을 빼고 있다.


정부, 신천지 신도 전수조사 나서

경기도는 교회 강제 역학조사

부산시, 일부 명단밖에 확보 못 해

관련시설 등 감염원 파악 진땀


25일 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신천지교회 측과의 협의를 통해 전국 신천지교회 전체 신도 명단과 연락처를 협조받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신도 명단을 확보하는 대로 고위험군에 대한 진단 검사를 시작으로 전체 신천지 신도로 조사 범위를 넓힐 예정이며, 조사 결과는 수시로 공개할 방침이다.

신천지 측은 부산에 1만 5500여 명의 신천지 신도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으나, 부산시는 신천지 측으로부터 명단을 아직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부산시 건강정책과 관계자는 “신천지 측에 신도들에 대한 명부를 요청했으나, 아직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부산시는 신천지 대구교회와 관련한 이들의 명단만 일부 확보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신천지 대구교회와 관련해 부산시에 통보된 자는 모두 31명이다. 이 중 다른 지역으로 이관한 3명과 군인 1명, 연락두절자 1명을 제외한 26명에 대한 감염 여부를 확인했으며, 이 가운데 2명이 양성 확진을 받았다”고 밝혔다. 시는 경찰과 함께 연락이 두절된 이를 추적하고 있다.

게다가 부산시는 신천지와 관련한 시설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실정이다. 신천지 측은 부산시에 신천지 관련 시설이 38곳 있다고 제출했지만, 부산시는 교차 점검한 결과 70곳가량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해당 시설에 확진자가 방문했는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신천지 시설을 찾아갔으나 이미 폐쇄돼 관계자를 만날 수 없었으며, 신도에 대한 구체적 자료를 제출받지 못해 해당시설에 확진자가 방문했는지 여부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신천지 명단 확보가 늦어지면서 부산에서만 23명의 확진자를 낸 온천교회와 신천지와의 관계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25일 일부 언론이 온천교회 확진자 중 일부가 신천지 신도로 의심된다는 의혹에도, 부산시는 “확인된 바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36번 확진자가 온천교회를 방문한 뒤 들른 또 다른 교회에 대해서도 “신천지와의 연관성은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신천지 대구교회에 예배가 있던 2박 3일 동안 대구를 여행한 13번과 18번이 신천지와 관련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경기도는 25일 과천시 신천지예수교회 부속기관에 대한 강제 역학조사를 벌였다. 강제 역학조사와 관련해 이재명 경기지사는 자신의 SNS에 “신천지 측이 명단을 제출할 때까지 더는 지체할 시간적 여유도 없다”면서 “신천지 측이 제공하는 자료에만 의존해서는 확실한 방역을 할 수 없다. 경기도의 조치는 오직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지방정부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니, 신천지의 적극 협조 바란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중대본은 이날 모든 신천지 신도에게 외출을 자제할 것과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발생할 때 반드시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을 것 등 내용을 포함한 권고사항을 발표했다.

서유리 기자 yool@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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