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와 관계없는데…” 이름 같은 식당·아파트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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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이름만 같을 뿐 신천지교회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동명 업소들 “배달 끊어져” 호소
교인 집단 거주 오해 산 아파트도

울산시 중구 우정동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여간 괴로운 게 아니다. 가게 이름에 신천지가 들어간다는 이유로 ‘거기도 신천지 시설이냐?’는 문의 전화가 하루에도 수십 통씩 쏟아지기 때문이다. 3일 이 업주는 “요즘 신천지와 관련된 문의 전화가 대부분”이라며 “배달 전화는 끊긴 지 오래고 엉뚱한 전화만 와서 속상하다”고 하소연했다. 화교로 수 대째 울산에서 살고 있는 그는 “가게 이름은 ‘새로운 출발, 시작’이란 의미로 약 30~40년 전 할아버지 때부터 사용한 터라 지금도 자긍심을 안고 산다”며 “이름이 같다고 해서 신천지 관련 시설로 오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신천지교회가 코로나19 확산의 근원지로 인식되면서 사회적 반감이 커지자, 이름만 같아도 오해를 사는 식당이 한두 곳이 아니다.

울산시 북구에 위치한 ‘○○ 신천지’ 아파트 입주민들도 최근 주변에서 ‘신천지 동네’라고 놀리는 탓에 아파트 이름을 바꿀까 고민하고 있다. 그동안 ‘신천지 교인이 모여 사는 아파트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를 흘려들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신천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퍼지면서 개명 작업에 적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신천지 교회에 대한 사회적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우리 아파트도 재산권이나 이미지 하락 같은 피해를 보고 있다”며 “입주자대표회의에 명칭 변경을 건의해 둔 상태”라고 말했다.

이는 비단 울산만의 일이 아니다. 최근 경북 포항의 ‘우방신천지타운’ 아파트도 이름 탓에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보고 개명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지난달 28일 공고문을 내고 소유자 동의를 구하기 시작했고 주민 80% 이상 동의하면 새 명칭을 공모할 예정이다. 권승혁 기자 gsh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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