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 선언 이후 위상 더 높아진 이진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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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국회의원이 ‘퇴물’ 취급을 받는 정치권의 관례와 달리 미래통합당 소속 3선인 이진복(사진·부산 동래)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위상이 더 높아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黃 만류로 미래한국당 합류 제동
대표 신임, 총선서 중책 맡을 듯
동래 공천에도 ‘李심’ 반영 주목

황교안 대표 상임특보단장을 맡고 있는 이 의원은 당초 총선 불출마와 동시에 통합당을 탈당해 미래한국당에 합류할 예정이었다. 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의석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런 이 의원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황 대표가 이 의원이 미래한국당으로 옮기는 것을 강하게 만류했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의석 늘리기도 중요하지만 통합당의 총선 승리가 더 의미 있고, 이 의원이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 의원에 대한 황 대표의 신뢰는 매우 두텁다. 황 대표는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대표 출마 초기부터 이 의원에게 많이 의지했고, 대표에 선출되자마자 그에게 사무총장을 제의했다. 그러나 이 의원이 제안을 거부하자 황 대표는 그를 상임특보단장에 앉혔다. 총선기획단에선 총괄팀장을 맡겼다. 황 대표가 사무총장과 비서실장 등 핵심 당직자를 세 번 교체하는 동안 이 의원이 맡고 있는 상임특보단장은 한 번도 바꾸지 않았다. 이 의원이 과묵하고 신중한 데다 정세 판단력이 뛰어나 황 대표가 많이 의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이 의원이 조만간 출범하는 통합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여의도 정가에선 그가 중앙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에 내정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통상적으로 총괄선대본부장은 사무총장이 겸하지만 초선인 박완수 총장이 맡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4일 “아는 게 없다. 그냥 조용히 지내고 있다”고 했다.

만약 통합당이 4·15 총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이 의원의 위상은 급상승할 전망이다. 당내에서 계속 중책을 맡고 있다가 2022년 부산시장 선거에 통합당 후보로 나설 확률이 높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현재 통합당 부산 정치권의 상황을 봤을 때 이 의원만큼 경쟁력을 갖춘 부산시장 후보는 찾기 힘들다”며 “이 의원의 향후 행보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의원은 자신의 후임자 선정에도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통합당에서 부산 동래 공천자 선정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이심(이진복의 의중)’을 최대한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 권기택 기자 k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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