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미월드 땅 호텔 사업, 롤러코스터 타다 다시 파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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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영구 민락동 옛 미월드 부지의 호텔 건립을 위한 새로운 민간 시행자가 최근 지정됐다. 기존 인가는 지난해 11월 취소됐다. 부산일보DB

부산 수영구 민락동 옛 미월드 땅에 호텔 건립이 다시 추진된다. 지난해 1100억 원에 땅을 인수한 민간 사업자가 시행자 자격을 획득한 것이다. 기존 인가와 사업자 지정은 지난해 11월 취소됐다. 부산시는 새 시행자에 대해 적극적으로 행정 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2014년 시작된 이래 지지부진하던 이 사업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1100억에 인수한 티아이부산
최근 사업 시행자로 정식 고시
권리관계 해결돼 걸림돌 사라져
부산시 행정 지원으로 힘 보탤 듯


8일 부산시는 수영구 민락동 110번지 일원 2만 7813㎡에 추진되는 민락유원지 숙박시설 조성사업의 시행자로 티아이부산PFV(주)(이하 티아이부산)가 지정됐다고 밝혔다. 이 내용은 지난달 26일 자로 정식 고시가 됐다. 티아이부산은 내년 2월까지는 새로운 호텔 건립 계획에 대해 실시계획인가를 받아야 한다. 부산시는 9일부터 새 시행자와 함께 세부 일정에 대해 협의를 진행한다.

호텔 건립은 도시계획시설사업으로 진행된다. 부지가 민락유원지(9만 6000㎡) 중 일부이기 때문이다. 티아이부산 측은 기존 계획을 살려 숙박·쇼핑 시설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 계획은 38층 호텔 1개 동, 47층 레지던스 2개 동을 짓는 것이었다. 티아이부산 측은 8일 “해외 유명 디자이너와 국내 유명 설계사무소들과 협업해 설계 인허가를 준비한 만큼 랜드마크로 만드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지난 1월 정부가 부산을 국제관광도시로 선정함으로써 관광 수요는 더 늘었다”고 밝혔다.

해당 부지는 2007년 1월 ‘공원’에서 숙박시설을 지을 수 있는 ‘유원지’로 변경됐고, 미월드가 문을 닫은 뒤 2014년부터 호텔 건립이 본격 추진됐다. 직전 사업자는 지엘시티건설(주)였지만 지난해 11월 6일 부산시로부터 사업의 실시계획인가와 사업자 지정을 취소당했다. 표면적 이유는 이행보증금 미납인데, 부산시는 계속 추진되기 어렵다고 보고 사업기간 종료 전에 취소를 결정했다.

새 시행자가 각종 평가와 심의를 거치고 실시계획인가를 받기까지 최소 6개월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시는 여기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해당 사업이 너무 오래 끌어온 데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지역경제가 더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앞으로 가장 큰 변수는 티아이부산 측에서 자금 조달 등 수천억 원이 드는 사업을 잘 끌어갈 수 있느냐다. 티아이부산은 지난해 7월 (재)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연금재단으로부터 1100억 원에 땅을 인수했다. 이후 지엘시티건설로부터 시행자 변경 절차를 밟으려 했으나 채권 등의 문제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 땅만 인수하고 시행자 지정을 못 받은 것이다. 이에 대해 티아이부산 측은 “부지 인수에 큰 비용이 들어갔지만 권리관계가 깨끗해져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원래 이 땅은 부산 유일의 놀이공원이던 미월드가 있던 곳이다. 2004년 4월 개장했는데, 이후 주변에 들어선 아파트에서 소음 민원이 제기되는 바람에 점점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국민고충처리위(현 국민권익위)가 중재를 했고, 놀이시설 대신 호텔 건립이 가능하도록 도시계획이 변경됐다. 이후 미월드는 2013년 6월 문을 닫았다.

김마선 기자 m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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