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여성의 날 이후 확진자 10배 증가…부산 102번 환자도 행사 참여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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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세계 여성의 날 집회에서 사람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8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세계 여성의 날 집회에서 사람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스페인 현지 여성의 날 행사에 참석한 후 귀국한 부산 20대 여성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지난 8일 마드리드에서 열린 스페인 여성의 날 행사에는 12만 명이 참석했고, 바르셀로나에서도 5만 명이 모였다.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 102번 환자(23세·사하구)는 현지시각 8일 마스크를 끼지 않고 스페인 여성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 이 여성은 지난 1월 2일 혼자 출국해 줄곧 스페인에 머물렀다. 13일 증상을 느낀 이 환자는 지난 16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인천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김포공항으로 이동해 비행기를 타고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이 과정에서 발열 증상이 확인돼 김해공항 검역소에서 선별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양성 판정을 받고 부산의료원으로 바로 이송됐다. 부산으로 오는 비행기에서는 다른 승객과 거리를 두고 앉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102번 환자의 주요 감염원으로 지목되는 스페인 여성의 날 행사는 스페인 현지의 주요감염원이기도 하다. 마드리드, 바르셀로나를 비롯한 스페인 전역에는 600만 명이 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모였다. 행사 당일인 8일 현지 코로나19 확진자는 589명에 그쳤지만 행사 이후 일주일 만에 6000여 명으로 늘었다. 현지 시작 19일 오전 기준 스페인 확진자는 1만 4000여 명이고 사망자는 600여 명에 달한다. 현지 집회는 수 만 명이 다닥다닥 붙어 구호를 외치고 행진하는 등 비말 감염 가능성이 높은 환경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당국은 행사참여를 오히려 독려하기도 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개인 SNS에 “함께 여성 폭력을 종식하고 평등을 이루자”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게다가 이 행사에 참석한 이레네 몬테로 양성평등부 장관은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 중이다. 산체스 총리를 포함해 내각의 각료 전원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총리 부인인 마리아 페르난데스 여사가 14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스페인 정부는 14일 뒤늦게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생필품과 약품 구매, 출퇴근 목적을 제외한 외출을 금지하고 자국민들을 자택에 머물게 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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