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상찮은 브라질…코로나19 남미 진원지 되나

박세익 기자 r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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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브라질리아의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로이터 지난 20일 브라질리아의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로이터

남미 대국 브라질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코로나19 대처와 관련한 '대통령 리스크'로 내부 분열까지 일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브라질에선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브라질의 확진자는 2433명, 사망자는 57명으로 보고됐다. 전날보다 232명이 늘었다. 상파울루주에서 862명, 리우데자네이루주 370명의 순이다.

지난 18일 확진자가 372명이던 것이 2~3일마다 배 이상이 될 정도로 가파르게 치솟고 있어 세계보건기구(WHO)가 브라질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정책을 두고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 주지사들이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어 자칫 제2의 '이탈리아'가 되지 않을지 주목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주민 이동제한이나 격리조치를 끝내고 경제를 살리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반면 주지사들은 이런 결정이 '시기상조'라면서 탄핵까지 언급하며 맞서고 있다.

브라질 대통령은 최근 텔레비전으로 중계된 연설에서 "코로나19는 가벼운 감기에 불과하다. 언론의 히스테리로 불안이 확산해서 그런 것"이라며 "집단 격리, 학교 폐쇄와 같은 대규모 감금을 끝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국내외에서 지탄을 받는 모양새다.

브라질 의료계와 경제계, 시민단체 등도 대통령을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팬데믹 상황에서 섣부르게 강도 높은 조치를 중단하면 큰 화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안일한 인식에 항의하며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대규모 '냄비 시위'도 진행되고 있다.

25일 리우데자네이루의 빈민가에서 방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로이터 25일 리우데자네이루의 빈민가에서 방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로이터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도 25일 브라질 언론 매체 인터뷰에서 "코로나19는 심각한 질병이다. 많은 나라 병원의 중환자실이 가득 차 있는 게 현실이다"고 브라질 대통령의 입장에 우려를 표했다.

이런 가운데 현지 매체들은 브라질 정보 당국이 코로나19로 다음달 6일 브라질의 확진자가 20만 7000여 명, 사망자는 5500여 명에 달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고 보도하고 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이날 브라질의 코로나19 증가세와 국내 정치상황을 고려한 듯 브라질 체류 미국인들에게 귀국을 권고하고 나섰다. 브라질리아 주재 미국대사관은 25일 성명을 내고 "무기한 체류가 가능한 미국인이 아니라면 서둘러 귀국하라"고 밝혔다.

박세익 기자 run@busan.com


박세익 기자 r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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