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잘 보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사망 확진자 아들의 편지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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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사망한 부산 95번 환자의 장남 김원태 씨가 부산광역시 SNS에 남긴 감사의 메시지. 캡처화면 지난 13일 사망한 부산 95번 환자의 장남 김원태 씨가 부산광역시 SNS에 남긴 감사의 메시지. 캡처화면

"신경써주신 공무원분들 덕분에 어머니를 잘 보내드릴 수 있었습니다. 부산시에 감사드립니다"

부산시 공식 SNS에 자신을 지난 13일 숨진 부산 95번 환자(88세 여성·경북 청도)의 장남이라고 밝히는 글이 22일 올라왔다. 작성자는 김원태(62)씨. 김 씨는 부산시 공무원들의 신속한 업무처리 덕에 어머니를 잘 보내드릴 수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밝혔다.

95번 환자는 경북 청도에 거주하다 아들인 김 씨가 살고 있는 부산을 지난 11일 찾았다. 95번 환자는 지난달 중순쯤부터 기침 등 증상이 나타났으나 평소 기저질환을 앓고 있어 증상을 빨리 인지하지 못하지 못했고, 이후 증상이 악화돼 지난 2일 청도군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했다. 여기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음성’ 판정을 받았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지속되자 부산에 있는 큰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아들 집이 있는 부산으로 내려오게 된 것이다. 증상이 사라지지 않아 13일 부산 대동병원 찾았고 코로나 19 확진판정을 같은날 받았다. 이날 음압격리병상에 입원했지만 확진 당일 오후 늦께 사망했다. 김 씨는 13일 당일 아내 등 가족 4명과 자가격리 중이어서 모친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금정구 보건소 직원들은 김 씨가 모친의 화장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부산시인재개발원에 격리돼 있었던 김 씨를 구급차로 영락공원으로 데려왔다. 95번 환자는 오전 2시께 영락공원에서 화장됐고 김 씨는 보호복을 입고 참석했다. 임종을 지키지는 못했지만 보건소의 배려로 모친의 마지막 길을 배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김 씨는 본인도 아내 등 가족 4명과 북구 부산시인재개발원에서 격리돼 있는 상태다. 모친을 잃은 아픔에 본인과 가족들도 격리 중이지만 어머니를 잘 모셔준데 대해 부산시에 큰 감사를 전한 것이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이에 "본인도 힘든 상황에도 의료진과 관계자 들을 격려하는 넉넉함이 참 따뜻하다"며 " 시민의 안전과 생명에 지역의 경계는 없다. 앞으로도 코로나19 진정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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