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관둬야 할 판” 더 커진 맞벌이 부부 한숨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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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의 한 가정에서 어린이가 교육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 해운대구의 한 가정에서 어린이가 교육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초·중·고가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결정하면서, 맞벌이 부부와 워킹맘들은 “온라인으로 개학하면 누가 우리 아이들을 돌보냐”며 불만을 쏟아 내고 있다. 실제로 돌볼 사람을 찾지 못한 많은 직장인들이 자녀 돌봄을 위해 직장을 그만둬야 할 위기에 처했다고 호소하고 있다.

“초등생이 혼자 수업 할 수 있나”

돌봐줄 사람 없어 걱정 태산

“온라인 외 선택지 없다” 찬성도

부산 수영구에 거주하는 맞벌이 어머니 신 모(46) 씨는 온라인 개학 소식에 한숨만 내쉬고 있다. 중학교 2학년과 초등교 3학년 아이 둘이 자신의 도움 없이 온라인 수업을 제대로 들을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신 씨는 “온라인 개학은 처음이라 부모도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힌다”며 “지금도 큰 아이가 작은 아이를 돌보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들이 온라인 수업을 제대로 할지, 또 점심시간에 식사를 제대로 챙겨 먹을지, 벌써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31일 인터넷 맘카페 등에는 맞벌이 부부와 워킹맘들이 온라인 개학을 걱정하는 글을 계속 올리고 있다. 한 네티즌은 “온라인 수업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초등학생들이 컴퓨터로 뭘 할 수 있을지, 부모가 출근해서 도움을 못 받는 아이는 어떻게 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학교 알리미도 서버가 폭주해 잘 안 열리는데, 온라인 수업이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불안해 했다.

또 온 가족이 개학 연기로 아이 돌봄에 동원되다 보니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연제구의 한 워킹맘 이 모(34) 씨는 “이번에 등교가 또다시 연기되면서 도와주는 친정 아버지에게 가장 미안하다. 온종일 아이 둘을 돌보고 있다”며 “퇴근해서 들어가면 녹초가 된 아버지 얼굴을 보기가 민망할 정도다. 등교 개학이 5월로 미뤄지면 내가 퇴직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온라인 개학을 찬성하는 의견도 있다. 한 네티즌은 “솔직히 온라인 수업 외에 선택지가 없는 것 아닌가? 개학하면 코로나19 감염될까 걱정하고, 개학 안 하면 학업 속도 늦춰진다고 걱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그나마 나라에서도 애들 안전을 먼저 생각해 주는 게 다행이다. 아이들 집단 감염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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