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못 받는 스타트업, 모태펀드로 지원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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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중기부는 지난 23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투자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중기부는 지난 23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투자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속보=지역 유망 스타트업으로 손꼽혔지만 정책자금 대출조차 받지 못했던 ‘짐캐리’의 사연(부산일보 4월 21일 자 1면 보도)이 알려지면서 도처에 널린 제2, 제3의 짐캐리를 위한 스타트업 핀셋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본보 보도 이후 자금 대출 받아

짐캐리 “특례보증 정보 공유”

스타트업 담보 없어 대출 한계

자생적 선순환 구조 마련 절실


26일 부산시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보도 직후 짐캐리는 부산신용보증재단으로부터 4000만 원 안팎의 자금 대출 안내를 받았다. 짐캐리는 지난해 부산시 예비 사회적경제기업으로 선정돼 이를 활용하면 사회적경제기업 지원정책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짐캐리 손진현 대표는 “기술보증기금에서도 ‘기존 대출이 있지만 5000만 원까지 지원 가능한 코로나19 특례보증 정책이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며 “똑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타트업들과 이 같은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짐캐리는 급한 불을 끌 여력을 얻은 셈이지만, 스타트업 생태계 전체로 보면 문제의 심각성은 여전하다. 스타트업의 특성상 기술 개발이나 서비스 확장을 위해 대출을 안고 있지만, 담보는 없는 경우가 대다수다. 혼자만의 힘으로 정책자금 대출의 문턱을 넘기는 매우 어렵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책도 스타트업보다 숫자가 많은 소상공인에 집중되고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스타트업 생태계의 이 같은 특성 때문에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스타트업의 41%가 향후 3개월 안에 사라질 수 있다는 미국 스타트업 분석기관의 조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관광·마이스·유통 업계와 관련된 스타트업들의 피해가 크다. 이 분야는 부산의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던 영역이기도 하다.

부산시도 코로나19 관련 스타트업 핀셋 대책 마련의 시급성에 공감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모태펀드를 통해 2조 2000억 원의 예산을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에 투입한다. 시는 이를 적극 유치해 유망 스마트업에 투자 형식으로 우선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지역의 액셀러레이터(AC)와 벤처캐피털(VC)을 상대로 긴급 간담회를 열어 자금 수혈을 독려하기로 했다.

부산 스타트업의 장기적 투자와 육성을 위한 지역 모태펀드 신설 논의도 나오고 있다. 시가 지역의 금융공기업, 은행 등과 손잡고 대출이나 담보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스타트업을 위한 투자모델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논의가 실제 정책으로 구체화된다면 지역 최초로 자생적 선순환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선례를 남길 수 있다.

관건은 역시 정책의 실효성이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정부에서는 매일같이 ‘역대급’ 자금대책을 내놓는다고 홍보하지만, 주변을 보면 대체 누가 그런 지원을 받는지 알 길이 없다”며 “허황된 숫자보다는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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