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임대료’ 확산 주도… “상생협력 실천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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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숙 농어촌공사 김해양산부산지사장

“공기업의 핵심 가치는 지역사회와의 상생협력입니다. 그에 맞게 평소대로 이행했을 뿐인데 지역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기폭제 역할이 됐다면 저희가 오히려 고맙죠.”

“김해지역 ‘착한 임대료’ 확산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 이명숙(54) 김해양산부산지사장.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착한 임대료 운동’이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김해지역이 다른 도시에 비해 참여율이 크게 높다.

공사 솔선 힘입어 민간 동참 봇물
코로나 사태에 ‘선제적 대응’ 평가
"하루빨리 소상공인 웃는 날 왔으면"

이 지역에서 착한 임대료 운동에 참여한 점포 수는 최근까지 400여 곳을 훌쩍 넘어섰다.

이 같은 김해지역 분위기는 “한국농어촌공사 김해양산부산지사의 발빠른 동참이 계기가 됐다”는 주변의 분석이다. 김해지역 착한 임대료 운동은 올 2월 말 진례면 한 식당이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손님이 끊기며 어려움에 빠지자 2개월간 임대료를 받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민간인 건물주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착한 임대료’ 운동은 3월 들어 김해양산부산지사가 동참하면서 관내 다른 공공기관과 금융권, 전통시장 등 다방면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당시 김해양산부산지사는 보유 중인 상가건물 2곳에 입점한 23개 점포에 대해 6개월 동안 임대료 30%를 감면했다.

더 나아가 지사는 이후 1년간 임대료 동결은 물론 소상공인에게 임대 중인 토지 임대료도 30% 감면했다.

김해양산부산지사가 ‘착한 임대료’ 확산에 기여한 점도 높게 평가 받지만 결정 과정도 눈길을 끌고 있다. 해당 부서 직원의 제안 이후 결정, 시행에 이르기까지 단 몇시간 만에 전격 이뤄졌다. 공기업에서 보기 드문 발빠른 결정 과정을 보인 것.

이 지사장은 “우리 공사에서 하는 일이 농촌과 농업인들의 민원에 선제적이고 맞춤형으로 대응하는 것이어서 내부의 빠른 결정은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직원들은 “이 지사장의 평소 조직관리와 업무스타일 덕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 지사장은 지난해 부임과 동시에 ‘일과 삶의 조화’를 조직 운영 전면에 내세우고 직원들과의 소통을 중시해 왔다.

평소 지사장실 문은 늘 열려 있다. 직급과 인원에 제한 없이 직원들과 수시로 대화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어지간한 일은 별도의 회의를 거치지 않아도 결과물로 이어진다. 이번 착한 임대료 결정도 평소 직원들과의 자연스런 소통에 따른 발빠른 대응으로 이뤄진 셈이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호평이 이어져 다소 쑥스럽다”는 이명숙 지사장은 “코로나19 여파로 힘든 모든 소상공인들이 하루빨리 웃음을 되찾는 날이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태백 기자 jeong1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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