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항 들이받은 컨선, 프로펠러 노출한 채 운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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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브리지호 프로펠러가 3분의 1 이상 수면 위로 노출된 모습. 해양수산부 제공

속보=지난달 6일 부산항 신항 2부두에 들어오던 컨테이너선 밀라노브리지호가 안벽 크레인을 들이받은 사고(부산일보 4월 7일 자 1면 등 보도)는 선박 평형수 부족에 따른 프로펠러 노출에서 시작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해양수산부 중앙해양안전심판원(해심원)은 5일 사고 원인 조사 중간 발표에서 “사고 선박에 화물이 적재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박 평형수도 부족해 프로펠러의 약 3분의 1가량이 수면 위로 노출된 상태로 입항하면서 조종 능력을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해심원은 프로펠러가 잠기지 않으면서 선박이 조종 능력을 잃었고 이러한 선박 상태가 과속 접안으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해심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고 선박은 부두에 접안하기 위해 8노트(시속 14.8km)의 속력으로 토도를 끼고 우선회했고 이 과정에서 선박이 부두 쪽으로 밀리게 됐다. 통상 선박 접안은 6노트(11.1km) 안팎 속도로 이뤄진다.

해심원 사고 원인 조사 중간 발표
선박 평형수 부족·과속 접안 탓

해심원은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지난 한 달간 도선사, 선장 면담 조사를 포함해 선박 항해기록저장장치(VDR)를 분석해 왔다. 해심원은 VDR 정보를 토대로 선박운항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는데, 이 실험에서 선박 프로펠러가 100% 수면 아래로 잠겼을 경우 선박 조종성능이 향상돼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한 속력을 낮춰 운항했다면 부두에 접근하기 전에 사고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결과도 예측됐다.

해심원은 조사 과정에서 도선사, 선원들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던 돌풍에 대해서는 사고 당시 초속 5~8m의 통상적인 바람이 불었던 것을 확인했다. 해심원은 정확한 분석을 위해 VDR에 저장된 기상자료, 항만 기상자료 등을 추가 분석해 올해 말까지 사고 연관성을 밝히기로 했다.

이창용 해심원 조사관은 “프로펠러가 노출될 정도의 흘수가 낮은 선박이나 초대형선 등이 입·출항할 경우 예·도선 운영에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사고 원인에 따른 책임 부분은 향후 심판 절차를 통해 밝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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