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 부산크루즈터미널 ‘대관·임대’로 깨어나나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강제 개점휴업 중인 전국 최대 규모의 부산국제크루즈터미널 전경. 강원태 기자 wkang@

코로나19 여파로 강제 개점휴업에 들어간 전국 최대 규모의 부산국제크루즈터미널이 변신을 꾀한다. 기약없는 크루즈 행렬 대신 터미널 대관, 주차장 임대, 선석 임대까지 ‘궁여지책’ 활용방안으로 크루즈터미널 시설 활용도를 최대치로 올리자는 취지다.

부산항만공사(BPA)는 “이달 중으로 부산국제크루즈터미널 활용방안 연구 용역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BPA는 지난달부터 2000만 원을 투입한 자체 용역으로 크루즈터미널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BPA는 터미널·주차장·선석의 임대, 다른 시설로의 전환 여부를 타진하고 있다.

1개 선석, 수리 선박 접안시설로
주차장, 공공기관 활용 방안 찾아
올해 코로나로 크루즈 끊겨 한산
국제여객터미널과 시너지 극대화를

크루즈가 접안할 수 있는 1개 선석의 경우 관공선, 수리조선 선박의 임시 접안시설로 활용이 유력하다. 주차장(229면)은 평일 영도구 동삼동 일대 혁신지구 공공기관들의 주차난 해소를 위한 임대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주말에는 주차난에 시달리는 해양박물관 임시주차장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터미널 시설의 경우 민간, 공공 업체들의 회의실 등 컨벤션 시설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일부 업체들이 시설을 임대해 회의공간으로 사용한 뒤 재방문 의사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BPA가 300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된 전국 최대 크루즈 시설을 ‘다른 용도’로 활용하기로 결정한데는 크루즈가 뜰 수 없는 국제적인 환경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2017년 한-중 간의 사드 분쟁으로 중국발 크루즈 입항이 사실상 끊겼고 올해 금한령이 풀리며 ‘크루즈 부활’이 점쳐졌으나 코로나19가 또다시 크루즈 뱃길을 막아섰다.

2018년 11월 전국 최대 규모로 준공했지만 금한령으로 국제크루즈터미널에는 지난해 크루즈 3항차만이 크루즈터미널을 찾았다. 이마저도 부산항대교 통과가 어려운 대형선박만이 이용했다. 대부분의 크루즈는 도심과 접근성이 좋은 국제여객터미널을 터미널로 사용했다. 올해의 경우 200항차 가량의 중국을 포함한 예약편 중 20항차 정도가 국제크루즈터미널을 이용할 계획이었다. 월드와이드 노선 등의 개별 관광객이 많은 크루즈는 국제여객터미널을 이용하고 단체 관광객 위주인 중국 크루즈는 국제여객터미널이 꽉 찼을 경우 크루즈터미널을 이용하는 식이다.

예상치 못한 변수로 ‘임시방편’의 활용책을 찾아나서기는 했지만 궁극적으로 크루즈가 운항 재개되면 수 백 억 원을 들인 터미널의 활용폭을 이전과는 달리 대폭 넓혀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상의 중국 전용 크루즈 항으로만 사용하는 계획이 영도 크루즈터미널의 활용도를 낮추는 것 아니냐는 의미다. 운영이 재개되더라도 당초 취지와는 다르게 국제여객터미널의 제2터미널 역할 이상을 못할 것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2018년 11월 322억 원을 들여 준공할 당시 크루즈 터미널이 크루즈 산업 활성화, 지역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됐다.

부산의 한 크루즈 관광업계 관계자는 “언젠가 재개될 크루즈 관광을 위해서라도 지금부터라도 철저히 영도 크루즈 터미널 활용 계획을 준비해야 한다”며 “낮은 접근성, 관광객들의 비선호 문제 등이 해결돼야 영도크루즈터미널이 크루즈터미널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BPA 관계자는 “올해 크루즈 관광이 재개되면 국제여객터미널과 크루즈 터미널을 동시에 활용해 관광 활성화를 계획했으나 예상치 못한 변수가 나타났다”며 “크루즈가 본격 재개되더라도 크루즈 터미널의 활용도를 최대로 할 수 있게 다양한 활용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