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테크: ㈜참코청하] “수산 식품 본고장 일본에서도 우리 제품 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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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코청하의 정석봉 대표가 국내 시장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도 호평받고 있는 자사의 식자재가공기계를 소개하고 있다. 참코청하 제공

코로나19로 배달 음식, 간편식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배달 음식이야 기존에 접한 이들이 많았겠지만 많은 이들이 간편식을 먹어보고는 그 맛과 품질에 놀란다. 그 배경에는 (주)참코청하가 있다. 참코청하는 식자재가공기계 전문기업으로 국내 대기업, 수협 등 국내 식자재가공기계 시장의 80%를 가진 독보적 업계 1위 기업이다.

식자재가공기계 업계 1위 기업
대기업·수협 등 시장 80% 점유
냉동 수산물·간편식 급속 해동
육즙 유지 ‘고주파 기계’ 개발
식당·편의점 등 다방면 활용
“가공 유통 수산물 가치 증가”


■맛있는 간편식의 힘 고주파 해동기

참코청하가 생산하는 기계는 100가지도 넘는다. 다양한 구이 요리가 가능한 과열 증기 조리기, 오징어가 자동으로 손질되는 오징어 자동할복기, 양파 탈피 기계 등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대표 제품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참코청하 정석봉 대표는 고주파 해동기를 가장 먼저 꼽았다. 원래 고주파 해동기는 일본과 이탈리아만 가지고 있던 기술인데 이를 국산화한 것이 정 대표다.

고주파 해동기는 냉동상태의 식자재를 10~30분 사이에 해동시킬 수 있는 기계다. 일반 해동의 단점은 해동시간이 길어 육즙이 빠져나와 맛이 없어진다는 것. 육즙이 빠져나오는 것은 내부와 외부의 온도 차이 때문인데 고주파 해동기를 이용하면 내부와 외부의 온도 차가 3도 이내로 유지돼 육즙이 빠져나오는 것을 막는다. 고주파 해동기는 일본, 중국, 미국, 벨기에 등 세계 4대 수산박람회에도 출품했는데 급속 해동이 진행됐음에도 육즙이 빠져나오는 것이 전혀 없어 바이어들의 인기를 끌기도 했다. 참코청하의 고주파 해동기는 오뚜기, 농심 등 국내 대형식품업체에 배급된다. 마트에서 판매되는 간편식의 상당수는 참코청하의 기계를 거쳤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정 대표는 최근 소형 고주파 해동기를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정 대표는 소형 고주파 해동기의 등장으로 그동안 대기업의 제품 생산 중심으로 이용되던 것에서 벗어나 식당, 편의점 등 다방면에서 고주파 해동기가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한다. 가령 생선구이 가게가 있다. 지금은 그날 생선이 팔릴 양을 경험으로 예측해 미리 해동을 해두는 식으로 운영되는데 예상보다 손님이 안 올 경우 생선을 버리거나 다음 날 팔아야 한다. 문제는 다음 날 팔 경우 품질이 떨어지는 것을 감내해야 한다는 점이다. 반대로 손님이 예상보다 많이 온다면 다시 생선을 해동해야 하는데 그만큼 손님이 기다려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 정 대표는 “소형 고주파 해동기가 있다면 짧은 시간에 좋은 품질로 해동이 가능하고 처리하지 못한 재고 걱정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다양한 냉동식품들이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데 고주파 해동기가 있다면 훨씬 더 좋은 품질로 편의점 간편식을 먹을 수 있다. 2019년 해양수산과학기술대상으로 참코청하의 고주파 해동기가 선정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일본 최대 수산가공회사도 반했다

참코청하의 또 다른 히트상품은 오징어 자동할복기다. 오징어를 기계에 올려두기만 하면 알아서 머리, 다리, 몸통 등으로 깔끔하게 분리가 되는 것이다. 오징어 자동할복기는 전 세계에 참코청하만이 생산할 수 있다. 일본의 NHK 등 유력 방송사들이 이 기술에 놀라 10분 넘게 방송을 했을 정도다. 정 대표는 “수산기계 분야는 일본이 사실상 엄청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데 저렇게 편성하는 것도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일본 최대 수산물 가공회사인 미우라 수산에도 떡하니 참코청하의 제품이 들어가 있다.

식자재가공기계 분야에서 워낙 두각을 드러내다 보니 정 대표는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스후즈후(2018-2019)에도 등재 됐다. 정 대표는 끊임없는 기술투자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한다. 엔지니어 출신인 정 대표는 스스로도 기술 개발에 많은 에너지를 투자하고 있으며, 최연소 기관장(25세)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정 대표는 “선박 기관장은 내동기, 유압장비, 엔진 등 선박에 사용되는 모든 기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뜻인데 과거부터 기계를 연구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고 당시의 자산이 지금의 연구개발이 기초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개발에 대한 관심은 투자에서도 드러난다. 참코청하는 매출의 10% 이상을 기술개발에 투자한다. 60개가 넘는 특허, 실용신안이 거저 나온 것이 아니다.

정 대표는 7년간 수산기자재협회장을 맡다 지난해 회장 자리를 내려놓았다. 부산은 수산물이 풍부한 도시인 만큼 수산기자재에 대한 개발과 연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더 확고해졌다. 정 대표는 “수산물을 단순히 판매하는 것도 좋지만 이를 가공해 좋은 품질로 다양한 장소에 유통할 수 있다면 수산물의 가치는 몇 배가 될 것”이라며 “부산이 가진 장점을 더욱 키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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