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發 ‘감염 쇼크’ 부산도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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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이태원이 속한 서울 용산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줄 서 있다. 연합뉴스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촉발된 코로나19 감염이 지역으로 확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곳을 방문한 부산 거주자가 최소 13명인 것으로 파악되고, 클럽 방문자 명단에 번호를 남기지 않은 거주자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돼 지역 감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0일 부산시에 따르면 용인 66번 환자가 다녀간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부산 거주자는 현재까지 13명이다. 이 중 1명이 양성판정을 받았고, 10명은 음성 소견이 나왔으며, 1명은 검사를 받고 있다. 나머지 1명은 연락처 허위 기재로 대상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시 관계자는 “10명은 자진신고해 검사를 받았고, 나머지 3명은 질병관리본부에서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시는 음성 판정을 받은 클럽 방문자에게도 자가격리조치를 내려 증상을 매일 모니터한다. 확진자와 밀접접촉한 이들에게도 자가격리 조치를 내렸다.


부산 거주자 최소 13명 방문
20대 1명 확진, 10명 음성 판정
지역 내 추가 방문자 있을 듯
증상 없더라도 자진신고해야
부산시, 유흥업소 17곳 합동점검

이태원 클럽과 관련해 최초로 확진을 받은 용인 66번 환자는 지난 2일부터 고열과 설사 등 코로나19 증상을 보였으며, 같은 날 밤 0시∼오전 3시 30분에 서울 이태원의 ‘킹클럽’, 오전 1시∼1시 40분에 ‘트렁크’, 오전 3시 30∼50분 ‘퀸’ 등 클럽들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 138번 환자 A(21) 씨는 황금연휴 기간인 지난 2일 새벽 이태원 킹클럽을 방문했다. 용인 66번 환자가 킹클럽을 방문한 시간대에 A 씨도 함께 있었다고 부산시는 전했다. A 씨는 이후 7일까지 서울에 머물렀으며 6일부터 미열증상을 보였다. 8일 오전 KTX로 부산에 도착한 후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았다. 부산시 관계자는 “A 씨가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을 뉴스로 접하고 스스로 검사를 받았다”며 “부산에 도착한 지난 8일 자택에 머물다 바로 선별진료소를 방문, 확진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부산지역에서 접촉한 사람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A 씨는 부산의료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부산시 보건당국은 이태원 클럽 방문이 확인된 13명 외에 지역 내 추가 방문자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방문자 13명 중 10명이 자진신고자였던 만큼, 스스로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보건당국의 감시 체계에서 누락될 가능성이 크다. 부산시 관계자는 “증상이 없더라도 클럽을 방문한 이는 반드시 보건당국에 신고를 하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클럽 방문자가 아니더라도 지역 감염을 통해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으니, 고열 등 증상이 있으면 진료소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전국에서 문제 클럽과 관련해 감염된 사람이 모두 54명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역별로는 서울이 30명으로 가장 많고, 경기 14명, 인천 6명, 부산 1명, 제주 1명 등이다. 감염경로별로는 직접 방문자가 43명, 가족·지인·동료에 의한 접촉이 11명이다.

중대본은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34명 늘어 모두 1만 874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신규 확진자 34명 중 해외입국자는 8명, 지역 감염은 26명이다.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으로 28일 만에 전국 신규 확진자가 처음으로 다시 30명대로 증가했다.

부산시는 부산진구, 부산경찰청, 식약청, 소비자 감시원 등과 함께 지난 10일 새벽 부산 서면 일대 클럽과 감성주점 등 유흥업소 17곳에 대한 합동 점검을 진행했다. 점검 결과, 감염병 예방 수칙 위반 업소 7곳이 적발됐다. 부산시 관계자는 “점검에서 적발된 업소들에 대해 행정명령 위반에 따라 고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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