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방문 2000명 어디에’ 3분의 2 이상이 연락두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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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황금연휴 기간에 발생한 서울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자칫 전국적으로 확산돼 대규모 감염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태원 클럽 특성상 활동성이 높은 전국의 젊은이들이 몰려와 밀접 접촉을 하는 만큼, 감염된 방문객들이 또 다른 지역 감염의 시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태원 관련 첫 확진자인 29세 남성이 이태원 클럽 3곳을 방문한 지난 2일 해당 클럽들의 이용객은 2000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2일 전후로 다녀간 이들까지 포함하면 6000~7000명의 방문객이 있을 것으로 보건당국은 보고 있으며, 역학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접촉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밀폐된 공간서 밀접 접촉 ‘빈번’
감염 가능성 높은 초고위험 시설
역학조사·추가감염 예방 ‘난항’
전국 확산 향후 4~5일이 고비

이태원 클럽 방문자들의 감염 가능성은 상당히 큰 편으로 평가된다. 밀폐된 공간에서 밀접한 접촉이 이뤄지고, 소리 지르기나 마스크 미착용, 음식물 나눠 먹기 등 감염 가능성을 높이는 행동이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클럽이 전염병에 있어 ‘초고위험’ 시설로 분류되는 이유다.

역학조사와 추가 감염 예방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건당국은 2일 클럽 3곳의 1936명의 출입자 명부를 확인했으나, 3분의 2 이상이 아직 연락이 안되는 상황이다. 출입자 명부에서 누락된 이도 상당히 있을 수 있어 역학조사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용객이 20~30대로 젊은 층이다 보니, 이동반경이 넓고 접촉자가 많은 것도 추가감염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증상도 비교적 경미하게 나타날 수 있어, 감염에 따른 활동성 제한도 약할 것으로 추정된다.

수도권을 넘어 전국적 확산에 대한 우려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54명 중 서울 거주자가 30명이지만, 이미 부산·충북·제주 등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이태원 클럽은 전국의 젊은이가 몰리는 곳이기 때문에 지역과 상관없이 상당한 여파가 미칠 수 있는 셈이다.

보건 전문가들은 앞으로 4∼5일간의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최대한 빨리 접촉자들에 대한 진단과 격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구 신천지 사태 같은 대규모 지역 감염도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정은경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4월 말부터 5월 6일까지 서울 이태원 소재 클럽을 들른 이는 (바이러스)노출 가능성이 높아 외출을 자제하고 자택에 머무르면서 관할 보건소나 1339 콜센터에 문의해 진단검사 등 조치사항에 따라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백상 기자 k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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