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 톡톡] 반려동물 구강 건강에 뼈 간식이 도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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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석 아이센텀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5월은 야외활동하기 참 좋은 계절이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집 밖을 산책하는 것도 많이 신경 쓰이는 시기이다. 집 안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반려동물을 먹이는 일도 만만찮게 되었다. 특히 산책 가자, 놀아 달라 보채는 것을 좀 덜어보려고 반려동물이 오래 가지고 놀면서 먹을 수 있는 간식거리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뼈 간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뼈 간식은 우리 집 반려동물의 건강에 도움이 될까?

많은 보호자가 뼈 간식을 주는 이유는 오래 먹을 수 있고, 치석 제거와 칼슘 보충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단지 이런 이유 때문이라면 잘못된 선택이다.

반려동물의 이빨은 사람의 이와 많이 다르다. 반려동물의 이빨은 사람처럼 음식을 으깨서 씹기보다는, 고기를 찢거나 자르는 데 용이한 형태로 진화되었다. 이빨의 가장 단단한 부분인 에나멜질은 사람 치아의 절반, 4분의 1 이하의 두께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얇고 힘을 받지 못한다. 무는 힘은 사람보다 2배 이상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뼈 음식의 강도를 견딜 만한 이빨을 가지진 못했다는 뜻이다. 즉 반려동물의 구강 건강을 위해 뼈 간식을 준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칼슘 보충을 위해 뼈를 먹이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다. 음식에 들어 있는 칼슘은 특성상 100% 흡수되지 않는다. 특히나 뼈 형태로 들어 있는 칼슘은 소화기관을 통한 흡수율이 매우 낮다. 그 때문에 사람들도 칼슘 섭취를 위해 보충제를 먹는 것이다. 반려동물도 마찬가지다. 칼슘 보충을 위해서라면 보충제나 영양제를 통한 섭취가 훨씬 도움이 된다.

치석 제거를 위해 뼈를 주는 것도 치석 제거 효과보다 2mm도 안 되는 두께를 가진 반려동물의 치아 에나멜질이 빨리 닳거나 부러지는 일이 더 많이 일어난다. 필자가 치과 전문 동물병원을 운영하다 보니 반려동물들이 뼈나 딱딱한 간식, 장난감 때문에 치아 골절이 생기거나 외상성 치수염, 에나멜질 마모와 탈락, 경구개 손상, 이물 끼임 등으로 내원해 치료받는 경우가 많다. 1만 원도 안 하는 간식 때문에 그 몇십 배 정도의 치료비를 낼 필요는 없지 않을까.

반려동물의 구강 건강과 행복을 생각한다면 몇천 원짜리 간식이 아니라, 몇천 원 안 하는 치약과 칫솔을 구매하는 것이 나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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