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츠런파크 부조리 척결, 억울한 죽음 없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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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가 렛츠런파크 부산경남경마공원의 사망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경마 제도 분석과 개선에 나선다. 사진은 부산경남경마공원 경주 모습. 부산일보DB

한국마사회가 렛츠런파크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잇따른 사망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경마 제도 전반을 분석하고 개선하는 작업에 나선다. 고 문중원 기수 등이 제기한 부조리를 완벽히 해소하기는 어려워도 부산경남경마공원의 반복된 죽음을 끊기 위한 의미 있는 움직임이라는 평가다.

한국마사회는 ‘부경경마 현황 분석과 개선 방안 도출’을 위한 연구 용역을 수행할 업체를 모집해 선정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마방 배정 문제 등을 제기하고 숨진 고 문중원 기수 사건 등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연구는 올해 3월 초 한국마사회와 민주노총의 합의 내용에 따라 진행하되, 3개월 내에 추진한다는 조항에 따라 이달 말까지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예산은 5848만 원을 책정했다.

고 문중원 기수 사건 계기
도마 오른 마방 배정 심사 등
마사회, 제도 개선 용역 착수
민주노총 “요식 행위 안 돼”

연구는 전반적인 경마 시스템 현황과 도입 배경을 분석하고, 문제점을 진단해 개선책을 내놓는 게 목표다. 마주제 경주 편성, 경마 상금, 마방 배정, 면허·제재, 경마 관계자별 소득 분포 등이 분석 대상이다. 또 부산경남경마공원에 마필관리사 개별고용제, 승자독식 상금 등 경쟁 체제가 도입된 배경도 조사한다. 부산경남경마공원 마주, 조교사, 기수, 마필관리사의 상호 계약(고용) 관계와 역할 등도 조사 대상이다. 전문가 심층면담(FGI)을 통해 경마관계자 조직 문화와 업무 실태 등도 파악한다.

연구를 통해 문제점을 진단하면 개선 사항도 도출할 계획이다. 경마 관계자 200명에게 설문 조사를 진행하고, 서울과 홍콩·일본·영국 등 사례와 비교 분석하는 작업도 이뤄진다. 좋은 사례는 벤치마킹도 한다. 해당 연구는 최대 3개월간 진행한 뒤 올해 9월 결과를 정부에 보고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의미 있는 연구지만, 요식 행위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고광용 부산경남경마공원 지부장은 “서울경마공원보다 산재 비율이 높고 경쟁이 심한 원인을 밝히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시행해야 할 것”이라며 “부조리한 제도를 개선하고 업무량과 임금 수준 등을 조정해야 또 다른 죽음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마사회는 올해 3월 문 기수 죽음의 결정적 이유였던 마방 배정 심사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해당 심사는 내부위원 5명과 외부위원 2명이 평가했지만, 앞으로는 외부위원이 내부위원보다 많아지고 심사위원장도 외부에서 맡게 된다. 밀실평가라는 비판을 해소하기 위해 지원자가 속한 단체나 노조 대표의 심사 참관도 가능토록 했다.

한국마사회는 이 밖에도 부가순위상금 공제율 적용, 재해위로기금 증액, 기승계약서 표준안에 따른 계약 권장, 면허 갱신 제도 보완, 마필관리사 미배치 문제 해소 등에 대한 시행과 처리 등을 약속했다.

올해까지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스스로 세상을 등진 기수, 마필관리사, 조교사는 총 8명이다. 고 지부장은 “부산경남경마공원에 더는 안타까운 죽음이 없도록 앞으로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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