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정상 수업… 확진자 나와도 일괄 등교 중지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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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등교 수업

고등학교 3학년 등교 수업이 시작된 20일 부산 동구 경남여고에서 학생들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칸막이가 설치된 급식실에서 지그재그로 앉아 점심을 먹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전국 고3들이 우여곡절 끝에 첫 등교를 한 20일, 부산 지역 고등학교에서는 모두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졌다. 하지만 인천에서는 이날 새벽 고3 학생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66개교 고3학생들이 전원 귀가했다. 경기도 안성에서도 9개 학교에서 등교 중지 결정이 내려졌다.

부산에서는 시교육청이 각 학교로 “발열검사를 부실하게 실시해 학교 내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해당학교를 엄중 문책할 예정”이라는 공문을 내려보내 교사들이 반발하는 일도 있었다.


인천·경기 일부 등교 중지 귀가
부산 160개교 모두 정상 수업
학생 확진 땐 차등 대응 방침
지역·학교별 위험도 종합 검토


■첫날부터 인천·경기서 등교 중지

인천시교육청은 20일 “인천 10개 구·군 중 미추홀구·중구·동구·남동구·연수구 등 5개 구 관내 고교 66곳의 고3 학생 모두를 등교하자마자 귀가시켰다”고 밝혔다. 등교 직전인 이날 새벽 고3 학생 2명이 코로나19 확진자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확진된 고3 학생들은 미추홀구의 노래방을 방문한 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노래방은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강사의 제자가 지난 6일 방문한 곳이다.

또 경기도 안성에서도 19일 밤 동선이 파악되지 않는 확진자가 나옴에 따라 9개 고등학교의 등교 중지 결정이 내려졌다.

부산에서는 이날 149개 학교와 11개 특수학교가 등교수업을 시작했고 고3 학생 2만 6504명 중 221명이 결석했다. 또 부산의 고3 학생 4명이 등교 시 발열 증상이 있거나 기침 증상이 있어 선별진료소 등을 방문한 후 귀가했다.



■확진자 나오면 어떻게 되나

방역당국은 앞으로 학생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더라도 전국에서 일괄 등교 중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별·학교별로 차등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0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인천과 경기 안성 등의 등교 중지 조치와 관련해 답변하며 “등교가 가능한 기준에 대해 객관적인 숫자로 얘기하기 어렵고 지역감염의 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해야 한다”며 “어느 정도 위험이 노출된 학교의 범위를 정해 지역별·학교별 위험도에 따라 차등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학교에서 의심 증상이 있는 학생이 생기면, 학생은 보건용 마스크를 쓰고 전담 관리인 인솔 하에 일시적관찰실로 이동한다. 학생은 학부모가 올 때까지 일시적관찰실에서 대기하며 부모가 도착하면 119 구급차 또는 자가용을 이용해 선별진료소로 간다. 선별진료소에서는 의사의 판단하에 필요하면 검사를 실시한다.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학생은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만약 확진이라는 결과가 나오면 그 학교 모든 학생은 마스크를 쓰고 귀가해야 하며, 보건당국은 소독과 함께 역학조사를 시작한다. CCTV 등을 보고 밀접 접촉자를 파악하고 학교 폐쇄 여부 등도 결정한다.



■확진자 발생 시 엄중 문책?

20일 부산시교육청은 각 학교로 등교 수업과 관련한 공문을 내려보내 “등교 수업 이후 학교 출입자에 대해 발열검사를 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실시해 학교 내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해당 학교를 엄중 문책할 예정이므로 발열검사에 철저를 기해 달라”고 말했다.

공문을 내려받은 학교 관계자와 교사들은 강력히 반발했다. 한 교사는 “학교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그건 발열검사를 제대로 못한 학교 탓이라는 것이냐”면서 “과거 아이들을 겁줄 때나 쓰던 방식의 엄중 문책이 난데없이 나와 황당하기 그지 없다”고 반발했다. 이 같은 내용은 교사들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반발이 이어졌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시교육청에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매우 부적절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과 글을 내부 메일을 통해 다시 올리기로 했다”면서 “현장에서 고생하고 있는 교사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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