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면~충무동 BRT’ 부산의 새 희망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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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부산 동래 내성교차로~서면 광무교 구간의 중앙버스전용차로(BRT) 2단계 개통에 이어 오는 8월엔 서면교차로~충무동교차로에 BRT 공사가 재개된다고 한다. 부산시에 따르면 이번 공사는 총 8.6km 구간에 BRT 중앙정류장 19곳을 설치하는 것으로, 내년 말 끝날 예정이다. 공사가 끝나면 부산의 도로 중심축인 동래 내성교차로~충무동교차로 15.2km 구간이 모두 BRT 시스템으로 재편돼 시내버스 운행이 더욱 편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2단계 개통에서도 겪었듯이 BRT 개통은 이에 반비례해 주변 도로의 교통 혼잡이나 상권 변화까지 유발하는 만큼 더욱 면밀한 조사와 분석 아래 진행돼야 할 것이다.

오는 8월 말 8.6km 공사, 내년 말께 완공
정교한 교통 체계로 대중교통 새 장 열길

2016년 말 부산 원동나들목~올림픽교차로 3.7km 구간에 처음 개통된 부산 BRT는 현재 원동나들목~내성교차로~서면 광무교까지 연결됐다. 내년 말이면 해운대~서면~남포동까지 간선로가 모두 BRT 체제에 편입된다. 문제는 시내버스 위주의 BRT 논란이 아직 여전하다는 점이다.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입장에서는 환영 분위기이지만, 당장 자동차나 택시를 이용할 수 없는 처지에서는 더욱 극심한 혼잡을 피할 수 없다. BRT 구간으로 진입하려는 다른 일반 도로의 교통 혼잡도 만만찮다. 부산은 주요 간선로라고 해도 도로 자체가 좁아서, 이 중 몇 개 차로를 BRT 차로로 전용하면 나머지 차로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해운대 지역에서 BRT가 처음 시행된 초기 시내버스와 자동차 이용자 간 논란이 극심했다. 급기야 오거돈 시장 체제가 들어선 민선 7기 시정은 2단계 BRT 공사를 잠정 중단하고 시민공론화위원회로 이를 넘기기도 했다 .결국 64일간의 공론화 과정을 거치는 우여곡절 끝에 공사 재개가 결정됐지만, 이번에는 BRT 서면 구간 지하 상권의 매출 하락 문제가 불거져 상인들이 시에 대책을 호소하는 일도 벌어졌다. 앞으로 충무동까지 이어지는 공사 과정에서도 역시 이 논란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벌써 부산진시장번영회나 남포동지하도상가의 상인들 사이에서는 BRT 공사에 따른 대안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BRT가 ‘대중교통 중심 도시’로 가는 데 핵심적인 정책 수단임은 부인할 수 없다. 부산의 저조한 대중교통 수송 분담률을 생각하면 앞으로 지하철과 시내버스를 연계한 더욱 정교한 교통체계가 필요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렇다고 해도 BRT 추진 과정에서 이해관계 조정 등 여론 수렴과 대안 제시, 주변 도로의 치밀한 교통 대책에 조금이라도 소홀함이 있어선 안 된다. 시민의 불만이나 지적 사항도 BRT 운영에 도움이 된다는 자세로 적극적으로 경청해야 한다. 이제 BRT에 관한 경험도 어느 정도 쌓인 만큼, 시는 ‘서면~충무동 BRT’가 부산 대중교통의 새 희망이 되도록 정책적 역량을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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