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 못 쳐도 개안타~” 롯데 최소 실책 1위 이끄는 마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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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유격수 딕슨 마차도가 견고한 수비로 팀 승리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지난 1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SK전에서 더블 플레이를 시도하고 있는 마차도.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 전체 투수진의 평균자책점은 5.10으로 리그 평균(4.81) 보다 높다. 개막 초기 활발하던 타격도 최근에는 슬럼프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롯데가 5할 승률을 웃도는 비결은 수비다.

롯데는 지난해 114개의 실책을 범하며 자멸하는 경기가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17경기를 치르는 동안 5개의 실책만 범하며 최소 실책 1위 팀으로 거듭났다.

롯데 수비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선수는 단연 유격수 딕슨 마차도다.

타구 판단 빠르고 스타트 좋아
어려운 자세에서도 빨랫줄 송구
150이닝 동안 실책 1개도 없어
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 2위
경기마다 안타성 타구 걷어 내
투수들 집중 견제 방망이 주춤

마차도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른 타구 판단이다. 타구를 쫓아가는 첫 스타트가 빨라 안타성 타구도 쉽게 처리한다. 어깨도 강해 어려운 포구 자세에서도 빨랫줄처럼 강하고 정확한 송구를 한다. 수비 범위, 포구 자세, 스텝, 연결 동작 어디 한 군데 나무랄 데가 없다.

마차도는 현재까지 단 1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고 있다. 150이닝 이상을 소화한 유격수로 실책이 없는 선수는 마차도와 박찬호(KIA)뿐이다.

수비 하나로 실점을 막아 내고 승리에 기여한 횟수도 적지 않다. 지난 24일 사직야구장에서 벌어진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는 마차도의 수비가 어떻게 승리에 기여하는지 잘 보여 준다.

롯데가 1-0으로 앞선 7회 초 1사 2루에서 키움 박동원의 타구는 유격수 방면 깊숙한 곳으로 강하게 빠져나가는 듯 했다. 마차도는 자세를 낮춰 글러브로 강한 타구를 일단 자기 앞에 떨어뜨린 뒤 정확한 송구로 박동원을 잡아냈다. 8회 초 김규민의 타구도 중전 안타성으로 보였으나 마차도가 어느 순간 달려 나와 안정감있게 포구해 선두 타자 출루를 막아 냈다. 빠른 타구 판단과 스타트가 없이는 불가능한 플레이다.

마차도는 26일 현재 KBO 리그 전체 WAA(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에서 정수빈(두산·0.410)에 이은 2위(0.398)다. 한 선수가 수비로 팀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나타내는 WAA 부문에서 0.300 이상인 선수는 정수빈과 마차도, 정진호 3명뿐이다.

마차도의 강력한 수비력은 롯데 수비진 전체를 안정시켰다. 타구의 처리 효율을 뜻하는 DER(Defensive Efficiency Ratio)는 리그 평균(0.675)을 넘어 NC 다이노스(0.731)에 이은 전체 2위(0.686)다. 수비가 뒷받침되면서 투수진도 자연스럽게 안정됐고, 어이없이 자멸하는 경기들의 숫자가 줄어들었다.

개막 초반 불방망이를 뽐내던 마차도는 최근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로 타율이 0.233까지 내려갔지만 수비 하나로 여전한 존재감을 뽐낸다.

MBC 이상훈 해설 위원은 “마차도의 수비를 보면 공격력에 의문이 있음에도 성민규 단장이 영입을 강행한 이유를 알게 된다”며 “마차도의 활약으로 강타자 위주로 영입하던 KBO의 관행이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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