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한·중·일 하늘길, 페리·트럭 복합운송으로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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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미래로!] 팬스타

선적 대기 중인 팬스타 코리아 랜드 브릿지(PKLB)의 화물. 지도는 팬스타 코리아 랜드 브릿지의 서비스 구간. 팬스타 제공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항공노선의 급감으로 화물운송에 비상등이 켜진 가운데 한국을 마치 서로 떨어진 곳을 이어주는 다리처럼 활용하는 창의적인 복합해운운송이 주목받고 있다. ‘팬스타 코리아 랜드 브릿지(Panstar Korea Land Bridge·PKLB)’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한~중, 한~일 페리운송을 한국 내 육상운송으로 이어준다. 중국~일본 간 화물을 고속 페리선을 이용한 해상운송에다 육상운송을 결합시켜 단 이틀 만에 목적지까지 수송해 운송시간과 물류비용을 절감시키고 있다.

코로나 충격파에 항공노선 크게 줄어
뱃길·육로 이어 항공편 대체 각광
운송 시간 비슷한데 비용 75% 절감

토요일 저녁에 중국 산둥성 시다오(石島)에서 출항하면 일요일 아침 군산에 도착한다. 트럭에 실린 화물이 고속도로를 달려 일요일 점심이면 부산항 여객선에 실려 이튿날 일본 오사카에 도착한다. 중국에서 금요일 제품을 출하하면 월요일 아침 일본에서 물건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기존 중국~일본 간 항공운송과 거의 동일한 리드타임 40시간 이내에 수송이 가능해 물류비가 대폭 절감된다.

고속페리를 이용한 화물운송은 운송 과정에서 흔들리거나 하역 과정에서 충격을 받을 수 있는 화물을 안전하게 배송한다는 장점 때문에 정밀기계, 반도체, 전기전자, 정보통신, 전파, 제어계측 등 염수, 충격, 온도, 습도에 민감한 소재·부품·장비 화물이 주요 운송 대상이다.

일례로 최근 중국 공장에서 만든 전자제품을 일본에 항공화물로 보내던 국내업체 A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중~일 간 여객기 결항에다 화물기 운임마저 급등하자 골머리를 앓았다. 지난달 팬스타그룹이 운영하는 PKLB 서비스를 대안으로 택해 20피트 컨테이너 18개를 중국 톈진에서 일본 나고야로 보냈다. 이 회사가 보낸 화물은 항공운송 이후 통관까지 걸리던 사흘과 거의 같은 시간대에 나고야에서 인수할 수 있었다, 비용은 이전 운송비의 25% 수준에 그쳤다.

이 서비스는 중~일 간 항공으로 운송되던 화물이 한국을 거쳐 가도록 만들어 국내에 새로운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가 있다.

부산항과 군산항, 육로 트럭운송 등을 모두 아우르면 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약 50만 원 상당의 부가가치가 발생해 국내 물류업계에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팬스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항공화물 운임이 상승하여 PKLB를 이용한 중~일 간 화물운송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일본 대기업들이 많이 진출한 다롄, 톈진, 칭다오지역의 항공화물들이 PKLB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팬스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오사카, 도쿄, 나고야, 쓰루가 등 일본 주요 항구를 잇는 운항노선에서 감편 없이 고속페리를 통해 해상운송을 이어가고 있다.

팬스타그룹은 코스닥 상장기업인 ㈜팬스타엔터프라이즈를 비롯해 ㈜팬스타라인닷컴, ㈜팬스타테크솔루션 등의 계열사를 두고 다양한 해운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종합해운물류그룹이다.

지난 2002년 4월부터 부산과 일본 오사카를 주중 3회 왕복 운항하는 팬스타드림호(2만 1688톤?여객 정원 545명)를 운영 중이다.

2004년 12월 첫 출항한 ‘부산항 원나잇크루즈’(매월 셋째 주는 대한해협 원나잇크루즈)는 매주 주말을 이용해 부산 연안의 절경과 다채로운 선내 이벤트를 즐길 수 있어 연간 1만 명이 넘는 승객이 이용하는 부산의 대표적인 해양관광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이주환 선임기자 jhwa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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