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히 식어 버린 롯데 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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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타선이 집단 슬럼프에 빠지며 최근 삼성 라이온즈와 1, 2차전 통틀어 겨우 2득점 하는 데 그쳤다. 지난 27일 오후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회 말 무사 1루에서 롯데 전준우(맨 오른쪽)가 안타를 날린 후 삼성 1루수 살라디노와 충돌해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윤민호 프리랜서 yunmino@

롯데 자이언츠의 공격력이 싸늘히 식어 버렸다.

롯데는 지난 26일과 2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벌어진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1, 2차전에서 고작 2점을 뽑는 데 그쳤다. 1차전은 1-0으로 승리하긴 했지만, 투수들의 완봉 역투에 힘입었다.

2차전은 1-11로 대패했다. 1회 말 삼성의 실책을 틈타 얻은 1점이 유일한 득점이었다. 승부가 일찍 기울기는 했지만, 롯데는 2~3회, 5~7회 삼자범퇴로 물러나는 등 철저하게 무기력했다.

1차전에선 삼성 선발 최채흥에게 철저히 막혔다. 최채흥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7이닝 무실점 투구를 했다.

삼성전 2경기서 2득점 그쳐
개막 5연승 기세 완전 실종
최근 11경기 팀 타율 리그 9위
출루율·장타율도 리그 최하위
마차도 부진·하위 타선도 빈타

2차전에서는 삼성의 프로 2년 차 투수 원태인에 농락당했다. 원태인은 8이닝을 책임지며 개인 최다 이닝 신기록을 세웠다.

롯데는 또 앞선 경기에서 키움 히어로즈의 선발 최원태를 공략하지 못하면서 6이닝 동안 1점을 뽑는 데 그쳤다. 상대하는 투수마다 ‘인생투’ 경험을 헌납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롯데 타선은 개막 5연승을 이끌며 뜨겁던 기세가 온데간데없이 식어 버렸다. 수치로도 증명된다. 롯데는 지난 15일 이후 치른 11경기에서 팀 타율이 0.224로 리그 9위다. 이 기간 롯데보다 팀 타율이 낮은 구단은 독보적인 최하위 SK 와이번스(0.223)뿐이다.

홈런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롯데는 해당 기간 3홈런으로 리그에서 가장 적었다. LG 트윈스(16개)와는 상당히 큰 격차를 보이고 있고, SK(6개)와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다.

홈런이 실종된 탓에 이 기간 롯데의 팀 장타율은 0.303로 3할을 겨우 넘었다. 출루율은 0.293로 3할이 넘지 않는 구단은 롯데가 유일하다.

롯데는 올해부터 안방인 사직구장 전광판에 타자 이름 옆에 타율 대신 OPS(출루율+장타율)를 표시하고 있다. OPS는 경기당 팀 득점과의 상관관계가 가장 높은 타격 통계다. 해당 기간 롯데 OPS는 0.596로 리그 최하위다.

출루가 안 되니 득점 기회를 잡기 어렵고, 장타가 부족하니 3연속 안타가 나오지 않는 이상 득점하기 어려운 게 현재 롯데의 야구다. 타선에는 민병헌, 전준우, 손아섭, 이대호, 안치홍 등 이름값 높은 타자들이 가득하지만, 홈런 구경한 지 한참 됐다.

하위타선은 더 암담하다. 롯데 6~9번은 최근 2경기에서 단 하나의 안타도 쳐내지 못했다. 포수진과 백업 야수들이 모두 1할대 빈타를 기록하고 있다. 시즌 초반 뜨겁던 딕슨 마차도 역시 바깥쪽 변화구에 약점을 보이면서 타율이 2할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선발과 필승조가 경기 끝까지 1~2점으로 실점을 최소화하지 않고서는 이길 수 없는 게 요즘 롯데의 야구다.

개막 당시의 타선 조합에서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있는 허문회 감독이 어떤 방식으로 지금의 타선 침체를 타개할지 주목된다.

한편 지난 17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상대 타자의 직선타에 머리를 맞은 롯데 투수 이승헌(22)은 최근 퇴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 관계자는 28일 “이승헌이 지난 25일 퇴원했다”며 “한 달여간 휴식을 취한 뒤 훈련에 복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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