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사태’에 수도권 공공·다중시설 2주간 운영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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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와 연관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28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중동 부천시보건소 선별진료소에 검사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 관련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수도권에서 연일 확산하자 정부가 2주간 수도권에 한해 공공·다중시설 운영을 중단하는 등 방역 대응을 전면 강화하기로 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28일 수도권 집중발생과 관련해 국무총리 주재로 긴급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한 결과를 이와 같이 발표했다.

정부 ‘수도권 방역 대응 전면 강화’
53일 만에 하루 신규 확진 70명 넘어
앞으로 1~2주가 확산 저지 중대 고비
못 막으면 ‘사회적 거리 두기’로 복귀

박 1차장은 브리핑에서 “부천 물류센터와 관련한 수도권 연쇄감염이 우려되고 잠복기를 고려하면 앞으로 1∼2주의 기간이 수도권 감염확산을 막는 데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라면서 “29일부터 6월 14일까지 약 2주간 수도권의 모든 부문에서 방역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도권의 연수원과 미술관, 박물관, 공원, 국공립극장 등 모든 공공·다중이용시설은 운영을 중단한다. 또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이 주관하는 행사도 취소하거나 연기하도록 했다. 공공기관은 시차 출퇴근제와 재택근무제 등을 활용해 밀접도를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수도권 유흥시설은 이 기간 운영을 자제하고 운영을 할 경우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했다.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학원과 PC방에 대해서도 이용 자제를 권고하고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할 계획이다.

정부는 현행 ‘생활 속 거리두기’ 체계는 유지한다고 밝혔지만 등교수업 유지를 제외하면 사실상 한단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에 더 가깝다. 박 1차장은 “지금 확산세를 막지 못하고 유행이 계속 커진다면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총 신규 확진자 수는 79명으로, 전날 40명보다 배 가까이 늘었다. 일 신규 확진자가 70명을 넘은 것은 4월 5일(81명) 이후 53일 만이다. 특히 정부가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의 기준으로 제시한 ‘일 신규 환자 50명’을 넘은 것은 4월 8일(53명) 이후 처음이다.

또다른 기준인 ‘감염경로 미확인 사례 5% 이내’도 훌쩍 넘겼다. 전날 0시까지 최근 2주간 확진자(303명) 중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는 23명으로 7.6%에 달했다.

특히 서울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의 여진이 끝나기도 전에 시작된 경기 부천 쿠팡 물류센터 관련 집단발생 규모가 연일 커지고 있다. 쿠팡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는 이날 오전 11시 기준 82명인데, 인천 38명, 경기 27명, 서울 17명으로 수도권에 몰려있다.

경기도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부천 물류센터 전수검사 대상 4159명 중 3445명(82.8%)이 검사를 마쳤다. 그러나 총 82명 확진자 가운데 19명이 접촉을 통한 감염자고, 검사를 받은 뒤에도 또다른 콜센터에서 근무한 확진자도 나와 ‘N차 감염’이 늘어날 수 있다.

박 1차장은 “방역당국이 총력을 다해 추적하고 있으나 이미 일부는 지역사회로 전파됐거나 지금도 전파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수도권 학생들의 등교수업을 예정대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수도권의 초기감염이 더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모든 사회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이태원 클럽발 감염이 7차 전파까지 이어지는 데 단 19일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특별히 수도권에 거주하는 국민들의 생활방역수칙 준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산에서는 15일 만에 142번째 확진자가 발생했다. 추가 확진자는 전날 방글라데시에서 입국한 50대 남성이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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