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만큼 방역 필요한 ‘코로나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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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사태로 사회 전반에 걸쳐 우울한 정서가 확산되면서 이를 반증하듯 자살도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불안과 경제 위기가 심리적 취약 계층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진단한다.

28일 부산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전 9시 40분께 부산 기장군의 한 사찰 근처 도로에 주차된 차량에서 성인 남녀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 연령대는 20대, 30대, 40대로 파악됐다. 현장 조사에서 해당 승용차 내부에 착화탄을 피운 흔적이 발견돼 경찰과 소방은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승용차 내부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들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사이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1일 전남 해남의 한 공터에서도 주차된 차량에서 30~40대 남녀 3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해 이 중 2명이 숨지기도 했다. 이들도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가 아니었다.

한국 자살률은 2013년부터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2018년 들어 다시 반등하고 있다. 2018년에는 OECD 36개 회원국 가운데 한국 자살률이 1위로 집계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인 ‘코로나 블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감염병 사태로 인한 우울감, 경제 위기와 불안 등이 개인 심리 상태에 영향을 끼친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지난달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20세 이상 성인 101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들 중 19%가 중증 이상의 불안 위험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영향 우울한 정서도 확산
심리적 취약계층 더 쉽게 노출
국민 19% 중증 불안 위험군
극단적 선택 막을 대책 세워야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자살 건수는 △1월 1041건 △2월 938건 △3월 1066건이다. 3월은 코로나19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사회적 거리 두기’ 등 감염병 관련 대책들이 시행되던 시기이다.

앞으로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도 경제 위기나 저성장 국면이 지속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보다 능동적인 자살 예방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한국자살예방협회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개인·사회적 대혼란이 겹치면서 앞으로도 자살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사회공동체와 지자체가 관심을 가지고 관련 예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리 전문가 역시 코로나19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심리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진단한다. 이수진 경성대 심리학과 교수는 “자살률이 상승하고 있는 데다 코로나 펜데믹 사태까지 겹치면서 심리적 취약 계층이 부정적인 영향에 쉽게 노출되는 상황이 됐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우울한 정서가 온라인을 타고빠르게 퍼지고 있어 ‘우울하다’는 사회적 집단 심리에 휩쓸리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이어 “심리 상담은 필수이며 취미생활과 운동 등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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