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등교개학 중 확진자… 경로 밝혀 ‘조용한 지역 감염’ 차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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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조용한 지역 감염’이 우려된다. 한동안 잠잠하던 부산에서는 지난달 29일 등교 중인 고3 학생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새롭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부산에서 학생 확진자가 나온 것은 지난달 20일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등교 수업이 진행된 이후 처음이다. 부산시 보건당국이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과 접촉한 160명 가운데 115명을 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니 천만다행이다. 마스크 쓰기 생활화 등 촘촘한 방역 활동 덕분에 일단 한숨은 돌렸다. 하지만 추가 확진자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에 더욱 방역의 끈을 조여야 할 때다.

관련 증상 학생 선별진료소행 의무화
피시방 등 다중이용시설 출입 자제를

이번에 발생한 학생 확진자는 최근에 외지로 여행을 하지 않았다니 아직 감염 경로가 드러나지 않은 지역 감염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동안 학생이 다녔던 학원과 PC방에 코로나19 감염자가 얼마나 더 있을지 모를 일이다. 감염 경로를 속히 밝혀 ‘조용한 지역 감염’을 조기에 차단해야 한다. 보건당국은 아직 파악되지 않은 접촉자도 휴대전화 위치추적으로 진단검사를 권하는 중이라고 한다. 이 학생의 이동 동선이 부산시 홈페이지에 공개된 만큼 접촉자는 자발적으로 진단검사를 받아야 마땅하다. 또한 학생 확진자가 증상이 생겨 병원에 간 뒤에 일시적으로 호전되자 다시 등교했다는 사실은 일선 학교 코로나 대응의 구멍을 보여준다. 학생들이 인후통이나 설사 같은 관련 증상을 보이면 무조건 선별진료소로 가도록 하는 의무화가 필요하다. 현행 교육부 매뉴얼에 구멍이 있다면 당장 바꿔야 한다.

학생 확진자가 코로나 검사를 받은 당일에도 PC방에서 6시간 가까이 있었다니 이대로 내버려 둘 일이 아니다.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PC방은 집단감염 사태가 자주 발생하는 콜센터의 업무환경과 매우 유사한 편이다. PC방은 밀폐된 공간에 다닥다닥 붙어 앉기 마련이라 옆 사람과의 거리 유지가 잘 안 지켜진다. 특정 게임을 할 때는 헤드셋을 끼고 다른 게임 플레이어와 이야기를 나누기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당분간 일선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PC방이나 코인노래방 출입을 자제시킬 필요가 있다. 만약 지역사회로 코로나19 감염 사태가 더 확산한다면 지자체 차원에서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일시 휴업 권고도 검토해야 한다.

3일부터 고1·중2·초3∼4학년이 등교수업에 합류할 예정이다.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높아졌지만 더 이상 등교개학을 연기하기도 어렵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마스크 착용에 소홀한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이런 때일수록 시민들의 경각심이 더 필요하다. 학교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나온다면 그 여파는 걷잡을 수 없다. 집단감염의 위험이 높은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자제하고, 개인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K-방역’의 공든 탑을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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