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도 승객도 줄었는데 부산도시철도 광고료는 요지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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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올 2월 승객이 줄어 한산한 모습의 부산도시철도 1호선 교대역.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 뒤 부산도시철도 이용객이 절반가량 떨어졌지만, 부산교통공사가 도시철도 광고매체 이용료를 그대로 받으면서 지역 광고업계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광고업계는 “최근 광고 수주는 거의 끊기다시피 했는데, 매체 이용료는 변함이 없어 회사가 망하기 직전”이라며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 대구와 인천, 대전 등지의 도시철도가 매체 이용료 감면에 동참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부산교통공사의 광고료 유지는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착한 임대료 인하 운동’에도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코로나 사태로 이용객 절반 수준
노출 효과 떨어지며 광고도 뚝
지역 광고업계 “부도 위기” 호소
대구·인천·대전선 이용료 인하
부산교통공사 “적자 커져” 난색

31일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3월 도시철도 일평균 이용객은 48만 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6%나 감소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시민들이 대중교통 이용을 꺼리면서 승객이 반토막 난 것이다. 올해 2월에는 19.1%, 4월에는 40.1%가 급감했다. 반면 큰 폭의 이용객 하락에도 도시철도 광고매체 이용료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도시철도 광고는 벽면에 부착하는 역사광고와 전동차 안에 부착하는 차내광고로 이뤄져 있다. 연간 광고료는 약 100억 원에 달하며, 광고 업체는 총 17곳이 있다. 광고업계는 승객이 급감하면서 외부에서도 볼 수 있는 버스 광고와 달리 승객에게만 노출되는 도시철도 매체 특성상 자연스레 광고 효과가 떨어진다며 하소연한다. 또한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주된 광고주인 병·의원과 지자체의 광고 역시 끊기다시피 하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도시철도에 광고 중인 A회사의 한 임원은 “코로나19 여파로 지자체 행사 등이 취소되면서 광고가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다. 매출 역시 전년보다 절반가량 떨어졌지만 부산교통공사는 그대로 매체 이용료를 받고 있다. 마음 같아선 사업을 포기하고 싶지만, 계약 기간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서 죽을 맛이다”고 말했다.

부산교통공사와는 달리 부산지역 다른 대중교통과 타지역 도시철도는 대중교통 이용객 급감을 반영해 매체 이용료 감면에 동참하는 추세다. 부산 시내버스는 매체 이용료를 매출과 관계없이 4개월간 20% 감면해 주기로 했다. 부산항만공사 역시 국제여객터미널 국제선 매체 이용료를 입국제한이 풀릴 때까지 100% 면제해 주기로 했다. 대구도시철도도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최근 매체 이용료를 3개월간 60% 감면해 주기로 했다. 인천과 대전은 각각 6개월간 35%, 6개월간 50% 인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공사는 매년 2000억 이상 적자가 나는 상황인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적자 폭이 더 커져 매체 이용료 감면이 현실적으로 힘들다”면서도 “광고업계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규정상 감면 부분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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