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공연 색다른 시도, 장례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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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부산 한 장례식장에서 열린 음악풍경의 첫 장례음악회 모습. 음악풍경 제공

음악의 힘은 크다. 기쁠 때는 흥을 돋우고, 슬플 때는 위로를 주는 게 음악의 힘 아닐까. 떠나간 이를 그리며 남은 이를 위로하는 데 음악의 힘을 빌리는 찾아가는 음악회가 부산에서 시작됐다.

지난달 31일 오후 10시 부산 사상구 부산전문장례식장에서 첫 장례음악회가 열렸다. 솔리스트 강소영, 유용준을 비롯해 바이올린 김가희, 첼로 이강수, 피아노 정은희로 구성된 앙상블 ‘프로무지카’의 음악이 울려 퍼졌다. 한국가곡부터 대중가요, 고인의 애창곡까지 평소 장례식장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고인은 음악평론가 김창욱 박사의 아버지 김부만 씨다.

전문예술단체 ‘음악풍경’ 기획
고인 유언·유족 의뢰 따라 개최

이날 소프라노 강소영은 한국가곡 ‘찔레꽃’ ‘신아리랑’과 대중가요 ‘초혼’을 불렀다. 바리톤 유용준은 가곡 ‘청산에 살리라’ ‘옛날은 가고 없어도’, 가요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노래해 유족에게 위로를 건넸다. 특히 고인의 애창곡 ‘검은 장갑’(강성우 편곡)도 유용준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었다.

앙상블 ‘프로무지카’의 김가희 바이올리니스트가 ‘당신의 소중한 사람을’을 연주하고, 이강수 첼리스트가 ‘자클린의 눈물’을, 정은희 피아니스트가 ‘헌정’을 선보였다.

장례음악회는 부산 전문예술단체 음악풍경의 기획에서 출발했다. 평소 엘리트 음악보다 일상생활에서 대중과 긴밀하게 소통하는 음악을 꿈꾸는 음악풍경이 생의 마지막 순간을 음악으로 위로하자는 의미에서 시도했다.

이날 음악회는 생전 고인의 유언대로 준비했다. 남은 이와 떠나가는 이에게 위로를 건네고 새로운 음악문화를 만들자는 차원에서 장례음악회가 첫발을 뗐다. 음악풍경 이진이 기획실장은 “장례음악회가 생소할 수 있지만 찾아가는 음악회의 하나라고 생각하면 된다”면서 “앞으로도 고인과 유족의 의뢰에 따라 장례음악회를 선보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조영미 기자 mi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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