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 비관’ 차에 불 붙인 음주운전자, 출동 경찰관이 차에 뛰어들어 구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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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신변을 비관하며 음주 운전을 하던 시민 차량에 뛰어들어 운전자를 무사히 구출해 낸 경찰이 화제다.

3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10분께 부산 남구 문현동 일대를 주행하는 한 차량이 음주운전으로 의심된다는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신고를 접수한 남부경찰서 소속 문현지구대 성우진 경사와 이효재 경장이 현장으로 출동했다.

2분 뒤 순찰차가 신고 지점에 다다를 때쯤 한 트럭이 비틀거리며 도로변에 위치한 공사장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트럭 내부에서는 연기가 치솟고 있었다. 당시 바로 옆으로 보행자가 지나고 있었고, 트럭이 맞은 편에서 다가오는 승용차와 충돌하는 등 아찔한 상황이 이어졌다.

이 경장과 성 경사는 순찰차에서 내리자마자 트럭으로 내달렸다. 운전자를 구출하고 트럭을 멈춰야 겠다는 생각이었다. 이 경장이 트럭 문을 열고 운전자를 빼내는 한편, 성 경사가 소화기로 트럭 내부 불길을 잡았다. 구출 과정에서 이 경장과 성 경사가 온몸에 소화기 분말가루를 뒤집어쓰기도 했으나, 다행히 부상자는 나오지 않았다. 운전자도 다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운전자 A(50) 씨는 자신의 신변을 비관하며 트럭 내부에 시너를 뿌리고 불을 붙인 채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했다. A 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 수치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경찰은 A 씨를 도로교통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한 한편, A 씨와 사고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 경장은 “사고 현장에 도착한 순간 ‘다치는 사람이 나오면 안되겠다’는 생각밖으로 순찰차에서 내리자마자 우선 트럭 쪽으로 뛰어갔다”며 “다행히 인근 주민들과 A 씨 모두 무사했다. 안전하게 상황이 종료돼 다행이다. 경찰관이기에 본능적으로 몸이 먼저 움직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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