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녹색허파, 민간공원] 5. 동래사적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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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래읍성 복원, 역사·문화·자연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복천박물관, 동래읍성, 동래문화회관 등을 품은 동래사적공원이 2024년까지 체계적으로 조성된다. 공원 내 개발이 가능한 곳에 수영장, 숲도서관, 숲커뮤니티센터가 들어선다. 오른쪽은 복천박물관 옆 무허가 주택지에 들어설 동래정원 조감도. 김경현 기자 view@·라온건설(주) 제공

부산시민들은 부산의 중심을 어디라고 생각할까. 아마 서면, 남포동, 해운대 정도를 꼽을 것이다. 하지만 부산의 옛 중심은 동래였다. 그 동래의 주산이 마안산(134m)이다. 마안산 능선에 옛 동래읍을 둘러싸서 보호하던 동래읍성이 있었다. 안타깝게도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읍성은 훼손됐다. 마안산 정상에는 군부대가 주둔했고 아래로 무허가 주택들이 들어섰다. 시간이 흘러 성벽이 있던 곳은 체육시설과 등산길로 변했다. 일부 성벽은 복원됐다. 하지만 원형과는 거리가 멀다.

50만㎡ 공원·7만㎡ 비공원 조성
라온건설 컨소시엄 5000억 투입
과거 살려 미래 키우는 상징 장소
수영장·숲도서관·소통공간 조성
전통 양식 ‘동래정원’도 들어서 


■70% 사유지… 난개발 압력

동래사적공원은 부산 동래구 명륜동 137-4번지 일원에 자리잡고 있다. 동래문화회관, 복천박물관, 동래읍성 등 풍부한 역사문화를 자랑한다. 공원이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 것은 1972년 12월 30일. 하지만 아직 정식으로 조성되지 않은 상태다. 이미 들어선 동래읍성, 복천박물관, 동래문화회관 등을 제외하면 약 70%가 사유지다. 다음 달 일몰이 되면 어떤 식의 난개발이 이뤄질지 장담할 수 없다. 부산시 이동흡 그린부산지원관은 “동래사적공원 주변은 이미 상당 부분이 아파트로 개발돼 추가로 난개발될 게 뻔하다”며 “일부 토지는 건설사들이 매입해 공원이 해제되기만을 기다리는 실정”이라고 귀띔했다.

다행히 2024년까지 이곳에 민간공원이 추진된다. 50만 131㎡(87.8%)의 공원과 6만 9525㎡(12.2%)의 비공원시설이 들어서는 것이다. 총 사업비는 5252억 원이다. 이동흡 지원관은 “아파트로 둘러싸여 주민 요구도 많고 문화재, 자연, 무허가 주택 등 고려해야 할 것들이 유난히 많았다”며 “비공원부지의 규모와 위치를 정하는 것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부산시와 함께 사업을 시행하는 곳은 라온건설(주) 컨소시엄이다. 마산에서 서울로 본사를 옮긴 라온건설은 오시리아관광단지에 문화예술타운 사업도 진행한다. 라온건설 권도영 이사는 “일몰제로 사라질 공원을 살려 시민들에게 돌려주고자 한다”며 “기업이기에 사업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지만 사회에 공헌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과거 살리고, 미래 키운다

부산시는 동래사적공원을 ‘부산의 과거를 살리고, 미래를 키우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훼손된 동래읍성과 그 주변 경관을 복원해 역사성을 회복하고 교육 특화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공원 조성 방향은 크게 3가지. ‘동래읍성의 보존과 복원’ ‘자연과 동래읍성의 소통’ ‘문화·시민 공원’이다.

먼저 성곽을 중심으로 한 지역은 문화재를 보전하기 위해 일부 시설을 옮긴다. 성 안에 있는 무허가 주택들도 철거한다. 이어 한국 전통정원을 조성해 복천박물관, 장영실마당과 연계해 살아 있는 역사교육의 장이 되도록 할 예정이다.

‘문화로’로 단절된 마안산 능선도 연결한다. 기존 동래문화회관 시설을 보강하고 공원 안에 도서관, 수영장 등을 지을 계획이다. 물론 새로 조성되는 건축물은 기존 녹지나 문화재와의 조화를 고려한다. 기단조경기술사사무소 윤인규 대표는 “자연, 성곽, 읍성 터 등 크게 3가지가 보존 대상인데, 주민들의 요구를 절충하면서 대안을 찾을 것”이라며 “공원 위쪽은 전망을 위주로, 아래쪽은 운동·체험을 할 수 있도록 짰고 공원 순환체계를 정비해 주민 편의를 높이려고 한다”고 밝혔다.



■복천박물관 옆에 동래정원

공원 내 개발이 가능한 지역에 주민을 위한 수영장, 숲도서관, 숲커뮤니티센터 등이 들어선다. 물론 건축물 탓에 공원 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막고, 상부를 공원화해 입체적 이용이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공원과 어울리는 외벽 구성과 건축물 내 자연 채광에도 신경을 쓴다. 복천박물관 오른쪽으로 기존 시설과 연계한 전통정원 양식의 ‘동래정원’이 선다. 복천박물관 야외전시장과 장영실마당의 조형물 등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위해 일부에만 성토해 다목적 광장을 짓는다. 산책하면서 기존 집터 형태를 이용한 전시공간, 작가정원을 자연스레 볼 수 있게 한다. 작가정원에는 조경 작품이 전시된다.

주거지역으로 둘러싸인 탓에 중요한 자연자원이 무단 경작지, 운동시설, 무분별한 산책로 등으로 훼손돼 있다. 읍성 터 위 산책로는 폐쇄하고 읍성에서 일정거리를 띄워 수목에 의한 훼손을 막는다. 무단 경작지는 자생 수목으로 복원한다. 운동시설 이전으로 생긴 공간과 산책로 정비를 통해 폐쇄된 산책로에는 나무를 심어 숲 기능을 확장할 계획이다. 윤인규 대표는 “동래읍성과 훼손된 터는 보존이 원칙”이라며 “읍성 주변으로는 기존 산책로를 정비하되 새 산책로는 되도록 자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원 남쪽에서 북문으로 진입하기 전 위압감을 주는 경사면은 정비한다. 북문 북쪽 잔디 마당은 평소 주민을 위한 레크리에이션장으로, 축제 때 메인 무대로 쓸 수 있도록 최대한 확장한다. 또 경사면을 활용해 스탠드와 휴게시설을 설치한다.

김마선 기자 m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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