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쳤던 기름값, 3주 내내 오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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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최근 크게 오르면서 국내에서 판매하는 기름값도 지난 5월 중순 바닥을 친 후 하루도 빠짐없이 상승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최근 저점보다 3배나 올랐는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봉쇄가 조금씩 풀리면서 원유 소비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됐다. 특히 지난 주말엔 산유국들의 감산합의가 연장된다는 소식에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거래가격은 배럴당 40달러에 육박했다. 이 때문에 국내 기름값도 당분간은 계속 오를 전망이다.

7일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현재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평균가격은 L당 1294원이며 경유는 1101원으로 지난달 15일 이후 하루도 주춤하는 일이 없이 계속 올랐다.

휘발유 평균가 L당 1294원
원유 소비증가 기대감 선반영
국제유가 4월 말부터 상승세
산유국 감산합의 1개월 연장

부산지역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도 5월 14일 L당 1225원으로 저점을 찍은 후 계속 상승해 7일 현재 1278원으로 53원이 올랐으며 경유도 이 기간에 1034원에서 1082원으로 상승했다. 5월 14일 최저점 기름값은 두바이유가 4월 20~30일 사이 배럴당 14~20달러 선이던 값이 반영된 것이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국제유가가 아무리 낮아도 국내에서 판매하는 휘발유는 1200원대 아래로 떨어지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름값에는 교통세·교육세·주행세 등 고정으로 붙는 세금이 많고 운송비·석유수입부과금 등 정유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커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폭이 좁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최근 상당히 올랐다. 지난 4월 20일 미국 WTI가 마이너스 가격을 기록하는 등 공황상태를 보였던 국제유가는 4월 말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4월 28일 배럴당 12달러에 불과하던 WTI 선물가격은 이달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9.5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7월 선물가격). 단기간 상승 폭이 3배를 훌쩍 넘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4월 당시 국제유가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너무 떨어졌다는 인식이 있었고 이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봉쇄가 점차 풀리면서 유가가 계속 올랐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주말인 5일에는 WTI 가격이 5.7% 상승했는데 지난 주에만 11%가 오른 것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 산유국을 합한 OPEC+가 하루 970만 배럴 감산 합의를 7월까지 1개월 연장한다는 데 원칙적 합의를 이룬 데다 미국의 5월 일자리가 예상 밖 증가세를 보인 것이 작용했다. 한국이 많이 도입하는 두바이유도 4월 22일 배럴당 13달러 저점에서 이달 4일엔 39달러까지 3배가 올랐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판매하는 기름값도 앞으로는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 국제유가가의 상승은 2~3주 후 국내 기름값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현재 국내 기름값이 5월 중순의 국제유가를 반영한 것이라면 이후로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올랐기 때문에 6월에는 국내 휘발유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며 “다만 국제유가도 단기 상승 폭이 커서 계속 더 오를지 전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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