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盧·양산 文… PK 정치 지형 요동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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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사저 부지를 매입하는 것으로 2022년 5월 퇴임 이후 양산 복귀 의지를 분명히 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퇴임 후 서울이 아닌 지역에 사저를 두는 두 번째 대통령이 되는 셈이다. 노 전 대통령이 귀향한 경남 김해 봉하마을이 친노(친노무현)의 성지가 된 것처럼, 문 대통령이 인접한 양산으로 돌아올 경우 부산·울산·경남(PK) 정치권에 미칠 파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문, 퇴임 후 평산마을로 낙향
봉하마을과 차로 50분 거리
‘낙동강 벨트’ 여권 성지 부상
차기 총선 등서 총력전 전망

문 대통령의 양산 복귀는 익히 예상됐던 일이다. 경남 거제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란 문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당시 거제 유세에서 “퇴임하면 제가 태어나고, 지금도 제 집이 있는 경남으로 돌아오겠다”며 진작에 낙향할 뜻을 밝혔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휴식과 재충전이 필요할 때면 양산 매곡동의 사저를 찾았다. 경호상의 문제로 매곡동에서 직선거리로 10여㎞ 떨어진 평산마을로 거처를 옮길 예정이지만, 양산으로 복귀하겠다는 당초 계획을 그대로 지키는 셈이다.

평산마을은 김해 봉하마을까지 차로 50분 정도 떨어져 있다. ‘운명의 친구’인 노 전 대통령 가까이로 오지만, 문 대통령의 퇴임 후 생활은 노 전 대통령과는 크게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봉하마을을 찾는 지지자들과 수시로 소통했고, 측근들과 토론사이트 ‘민주주의 2.0’을 개설하는 등 정치에서 완전히 손을 떼지는 않았다.

반면 문 대통령은 올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임기 후 계획에 대해 “저는 대통령 이후를 생각하지 않고, 그냥 대통령으로 끝나고 싶다.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퇴임 후 사저에 머무르면서 조용히 자연인으로 생활하고 싶다는 뜻을 보인 것이다.

문 대통령이 애써 거부한다고 해도 그의 귀향은 정치적인 의미를 띨 수밖에 없다. 특히 엄청난 팬덤을 가진 문 대통령이 현재의 높은 지지도를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양산으로 돌아올 경우, 노 전 대통령을 능가하는 정치적 영향력을 가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노 전 대통령이 출마했던 부산 북·강서와 퇴임 후 거처인 김해, 문 대통령이 출마한 부산 사상과 거처인 양산은 ‘낙동강벨트’로 명명되면서 여권의 최대 전략지역으로 부상했다. 여기에 문 대통령이 귀환한다면 다음 총선과 지방선거 등에서 여권의 낙동강벨트 전략은 한층 강화될 소지가 크다. 부산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귀향은 노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의지 표명의 성격도 있다”며 “지역 여권으로서는 천군만마를 얻는 셈”이라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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