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를 빌미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를 거론한 가운데 8일 오전 연락사무소가 설치된 뒤 처음으로 우리 측 전화에 응답하지 않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北, 8일 오전 전화 안 받아
오후 통화 연결, 배경 촉각

이날 오후 남북 전화 통화가 이뤄지면서 연락사무소 폐쇄 현실화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일단 잦아들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의 ‘불응’에 속수무책인 남북관계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 줬다. 북한이 언제든지 일방적으로 연락사무소 문을 닫을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8일 오전 정례브리핑을 통해 “오늘 오전 연락사무소는 예정대로 북한과 통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현재 북측이 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연락사무소는 특별한 현안이 없더라도 평일 오전 9시와 오후 5시 두 차례에 걸쳐 업무 개시와 마감 통화가 이뤄져 왔다.

2018년 9월 개소 이후 북측이 전화를 받지 않은 건 이날 오전이 처음이었다. 이로 인해 연락사무소 철폐 등 후속조치를 언급했던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가 이행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졌다. 2018년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결실로 24시간·365일 소통 가능한 협의 채널인 연락사무소의 상징성을 고려할 때, 북측이 연락사무소 건물을 폐쇄할 경우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추진에 상당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이날 오후 통일부는 연락사무소 마감통화에 북측이 응답했다고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는 “오전 연락협의에 대해 북측은 별도의 언급이 없었다”고 했다.

민지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