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산 장애인스포츠센터 개관 1년 만에 휴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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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산 장애인스포츠센터가 예산 부족으로 휴관 위기에 처했다. 부산일보DB

문을 연 지 겨우 1년이 넘은 서부산 장애인스포츠센터가 예산 부족으로 휴관 위기에 봉착했다. 이를 두고 사하구가 운영비를 감당할 수 없는 시설을 무리하게 추진했고, 예산을 미리 확보하지 못한 채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9일 부산 사하구에 따르면 서부산 장애인스포츠센터는 3분기(7~9월) 운영에 필요한 예산 1억 5000만 원을 확보하지 못했다. 사하구 관계자는 “분기당 1억 5000만 원의 운영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 추경을 모두 코로나19 관련 사업에 사용하는 바람에 운영비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매년 3억 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코로나로 인한 예산 부족까지 더해지자 사하구는 시의 지원을 받아 운영비를 충당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가 지원 근거 부족을 이유로 거부했고, 추경을 통해 구비를 확보하고자 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한 것이다.

사하구, 7~9월 운영비 미확보
부산시 지원·추경 편성도 불발
장애인 이용자 많아 예상된 적자
구비로 적자 메울 여력도 없어
감당 못 할 시설 무리한 유치 지적

지난해 3월 문을 연 서부산권 장애인스포츠센터 건립에 132억 원(국비 50억 원, 시비 64억 원, 특별교부세 8억 원, 구비 10억 원)이 투입됐다. 가족샤워실, 자동문, 수영장 입수 경사로, 수중휠체어 등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을 구비하고 있으며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등록된 장애인은 이용료 50%를 감면받을 수 있다.

서부산 장애인스포츠센터가 예산 부족으로 휴관 위기를 맞게 되자, 적자가 뻔히 예상되는 센터를 당초에 사하구가 무리하게 유치한 건 아니냐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장애인 이용자 비율이 높은 센터 특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하고 건립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사하구는 향후에도 매년 3억 원 이상의 적자가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약 3억 원을 구비로 보전하기도 했지만, 매년 적자 폭이 증가 추세이다 보니 더 이상 구비로 메울 여력도 없다는 게 구의 설명이다.

사하구는 여름철은 다른 계절보다 운영 비용이 적게 들어 일단은 문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3분기 운영비가 확보되지 않은 만큼 추후 예산이 소진될 시 개관 1년 만에 문을 닫아야 하는 최악의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시는 서부산권 장애인스포츠센터의 적자를 시가 충당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미 센터 건립 당시 64억 원의 시비가 지원됐다”며 “2014년 사전심사 당시 사하구가 운영비를 부담하겠다는 조건으로 시비를 이미 지원했다. 시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센터가 아니기 때문에 지원할 근거도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구의회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구의원은 “장애인 이용 비율이 높아 적자가 뻔히 예상되는데 이것에 대한 고려 없이 구가 일단 짓고 보자고 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것”이라며 “특히 구가 예산 확보도 못한 채 주먹구구식으로 구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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