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300대 동원해 코로나19 의료진 격려한다는 대구시, 결국 취소

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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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투를 벌인 의료인들을 격려한다며 대형 행사 기획했지만 비판이 일자 일정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대구시는 9일 "행사가 결정된 것이 아니라 행사기획단계에서 참석자 명단 파악 요청에 따라 공문을 발송하게 된 것"이라며 "시 방역대책회의에서는 이 행사를 개최하기에는 아직 시기가 빠르다고 판단해 코로나19 상황이 안정화 될 때까지 행사를 보류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관광공사에 기획을 취소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구시는 지난 5일 코로나19 대응 의료진 등을 격려하는 이벤트를 열기로 하고, 오는 12일까지 경북대병원 등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에 공문을 보내 참석자 명단을 통보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구시와 한국관광공사는 오는 23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의료인 500명을 대구 달서구에 있는 놀이공원인 이월드에 초청해 자유이용권을 제공하고 드론 300대로 공연할 계획을 세웠다.

이에 대구지역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 노조 대표자회의는 성명서를 내고 "대구시는 500명을 모으는 의료진 격려 이벤트를 당장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집단 감염 발생으로 전국 상황이 어려운데 500명 동원 행사를 한다니 대구시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구시의 전시행정에 실망과 분노한다. 대구 코로나19 대응 의료진은 이런 보여주기식 격려가 필요한 게 아니다"며 "대구시는 안일해진 상황인식에 다시 고삐를 죄고 긴장을 늦추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대구시가 전담병원 의료진 처우 요구에는 보건복지부 소관이라며 일을 떠넘기고 2차 유행 준비를 위한 토론회 등의 참석은 피하며 필요한 소통을 거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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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코로나19로 고생한 간호사들은 지금까지도 제대로 된 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 사태에서 환자들을 최전선에서 돌본 간호사들을 위해 3차 추경에서 필요한 예산 311억원을 편성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가 발표한 추경 예산 35조 3000억원에는 대구·경북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에서 헌신한 3200명의 간호사들을 위한 수당 예산은 빠져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구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풀 수 없는 문제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일 대한간호협회도 성명문을 발표했다. 협회는 "전국의 44만 간호인들은 '간호 정책이 없다'는 실망감을 넘어 분노까지 자아내고 있다"며 반발했다.

협회는 "대구 지역병원 간호사 3200명은 코로나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코로나 병동에서 일했다. 대구지역 현장 간호사들은 '내가 안가면 다른 동료가 위험에 노출될 수 있어서', '간호사라면 누구든 환자를 외면해선 안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들에게 돌아온 수당 등 보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환자들을 돌본 간호사 수당을 누가 어떤 이유로 제외시켰는지 정부는 간호사와 국민들에게 직접 설명해야 한다. 간호사 수당예산 311억원은 전체 추경 예산안의 0.09%에 불과하다. 간호사에게 지급할 수당조차 이처럼 인색한 정부라면 앞으로 누가 감염병 환자를 돌보겠다고 나서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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