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포수 흑역사 끝? 김준태 타격도 수비도 ‘엄지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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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김준태가 고감도 타격과 안정된 투수 리드로 주전 포수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김준태가 지난 9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 4회 말 무사 1, 2루 기회에서 2타점 적시 3루타를 날리고 있다. 윤민호 프리랜서 yunmino@

프로야구 경기에서 포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다. 투수에게는 절대적인 존재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야구계의 오래된 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코칭스태프는 투수를 편하게 해 주는 포수를 늘 선호한다.

최근 수년 동안 롯데 자이언츠의 포수 사정은 좋지 않았다.

‘안방마님’ 강민호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2018년부터 롯데는 심각한 포수 기근에 시달렸다. 여러 명의 포수를 기용했지만, 타격과 수비에서 허점을 드러내며 팀 전력을 갉아먹었다.

최근 4경기 타율 0.385 기록
9일 한화전 4타수 2안타 2타점
투수들 “자신 있는 리드에 편안”
샘슨·박세웅·노경은 전담포수로
허 감독 더 많은 역할 맡길 예정

언제부턴가 롯데 타선에서 포수는 ‘쉬어가는 타순’이란 오명을 쓰기도 했다. 2019시즌 롯데는 김준태, 안중열, 나종덕, 정보근 등 4명의 포수를 기용했지만, 이들 모두 1할대 타율을 벗어나지 못했다. 방망이가 허약하다 보니 투수 리드나 수비에서도 부진했다.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지난해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했던 장시환을 한화에 내주고 포수 지성준을 영입했다. 주전 포수로 든든히 안방을 지켜 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지성준은 시즌이 시작되자마자 2군으로 내려갔다. 투수 리드는 물론 공수에서 1군에서 뛸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

유망주로 기대됐던 나종덕마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롯데의 악몽은 또다시 시작되는 듯했다.

하지만 반전이 있었다. 주인공은 김준태(26)였다.

김준태는 지난 9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서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9-3 승리에 힘을 보탰다.

1-0으로 앞선 4회 말 무사 1, 2루 기회에선 상대 선발 서폴드를 상대로 우중간 싹쓸이 3루타를 터뜨렸다. 기회 때마다 무기력한 스윙으로 타선의 흐름을 끊던 예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최근 4경기에서 13타수 5안타 타율 0.385를 기록한 김준태는 지난달까지 1할대(0.133)에 그쳤던 타율을 0.204로 끌어올렸다.

고감도 방망이만큼이나 김준태의 가치가 인정받는 것은 투수들을 편하게 해 준다는 것이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경험했던 롯데 외국인 투수 아드리안 샘슨은 “김준태는 최근 올라온 타격감으로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면서 “리드를 자신 있게 잘해 주고 있어 날 편안하게 해 준다”고 말했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앞으로 김준태에게 좀 더 많은 역할을 맡길 예정이다. 허 감독은 “선발 투수에 따른 전담 포수제에 약간의 변화를 줄 계획”이라며 “샘슨과 박세웅, 노경은은 김준태와 호흡을 맞추고, 댄 스트레일리와 서준원은 정보근이 공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과 같은 고감도 타격감이라면 포수 마스크를 쓰지 않을 때 김준태는 지명 타자로 나설 가능성도 높다.

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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