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접촉의 낭만성 위해 좋은 책 가까이해야”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020 원북원부산 작가 북 콘서트

지난 10일 열린 ‘원북원부산 올해의 책 선정 작가 3인 북 콘서트’ 장면. 왼쪽부터 이하윤 아나운서, 이국환 교수, 김지혜 교수, 이혜령 동화작가. 강선배 기자 ksun@

“전문가가 아닌 독자와 일반 시민이 주는 상이어서 의미가 컸습니다. 올해부터 원북 도서가 일반, 청소년, 어린이 3개 분야로 나뉘었지만, 구분은 크게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부산 시민이 분야에 상관없이 고루 책을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10일 ‘2020 원북원부산 올해의 책 선정 작가 3인 북 콘서트’가 열린 부산시민도서관 시민소리숲. 진정한 삶의 가치를 사색하게 하는 산문집인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의 저자 이국환 동아대 한국어문학과 교수가 원북 일반도서 선정 소감을 전했다.

이국환 동아대 교수
“동화가 재미없어지면 내리막길”
김지혜 강릉원주대 교수
“각자 위치에서 차별 반대 연대”
이혜령 동화작가
“아이가 관심 갖는 분야 책 추천”

‘작가와의 여행’ 북 토크 진행을 맡은 이하윤 KNN 아나운서가 원북 청소년도서 <선량한 차별주의자>의 저자 김지혜 강릉원주대 다문화학과 교수와 원북 어린이도서 <우리 동네에 혹등고래가 산다>의 저자 이혜령 동화작가에게도 소감을 물었다. 김 교수는 “독자들이 평등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고 앞으로 변화를 바라는 마음에서 선택한 것 같다”고 했다. 이 작가는 “첫 장편 동화이자 등단작으로 원북에 선정돼 지금 무대 위에 있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전했다.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선량한 시민이라고 믿는 우리가 사실은 차별주의자일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책이며 <우리 동네에 혹등고래가 산다>는 바닷가 벽화마을을 배경으로 가정환경이 다른 두 소년의 성장기를 다룬 동화다.

이어 북 토크는 저자들에게 책의 핵심 내용을 중심으로 묻고 답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낭만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묻자 이 교수는 “낭만이 사라지면 인간 존엄성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 언제든지 끊으면 사라지는 접속보다 접촉이 중요하다. 접촉의 낭만성을 위해선 좋은 책을 가까이하는 것이 좋다”고 대답했다.

사회자는 김 교수에게는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미국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의 의미를 물었다. 김 교수는 “이번 사건이 미국 사회의 기울어진 공정성을 확연히 보여 줬다. 특히 공권력이 인종에 대한 편견을 가지면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 작가에게는 바다를 배경으로 동화를 쓴 이유를 물었다. 이 작가는 “통영 동피랑 마을을 떠올리며 동화를 썼다. 20대에 방송국 보조작가를 하며 사계절 어부들의 모습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접한 적이 있다. 이때 아름다운 바다 경험이 그동안 마음속에 있다가 글로 나왔다”고 했다.

작가들은 책 읽기와 관련된 생각도 전했다. 이 교수는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찾는 즐거운 어린아이로 변신하라고 조언한다. 동화를 읽고 재미가 없어지는 순간 인생은 내리막길이다. 동화를 읽고 감동하면 진정한 어린아이가 되고 초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차별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모색을 위해 각자 위치에서 소통·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책 선정 기준에 대해 “아이가 관심과 재미를 가지는 분야를 파악해서 추천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번 북 콘서트는 대규모로 열었던 예년 행사와 달리 코로나19로 인한 생활 속 거리 두기 차원에서 선착순 신청 시민 40여 명만 참석했다. 북 토크에 앞서 구모룡 원북 공동운영위원장의 인사말,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의 격려사, 부산은행의 원북원부산 선정 도서 기증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부산시교육청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