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민주화운동·통일운동 헌신한 박용길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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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길 박용길 / 정경아

은 한반도 수난사를 운명처럼 짊어졌던 박용길(1919~2011) 삶의 기록이다. 봄길 박용길은 통일 운동가이자 목사 시인이었던 늦봄 문익환의 부인이었다. 박용길은 문익환보다 더 용감했다고 한다. 1989년 문익환이 방북 직전에 “내가 평양 좀 다녀오려고 그러는데”하고 말을 꺼냈을 때 박용길은 당연하다는 듯이 “거 갔다 오셔야죠” 했단다. 문익환이 외려 “하나도 안 놀래네”라고 묻더란다. 얼마 뒤 문익환의 말이 흐려지자 박용길은 "왜 이랬다저랬다 하냐"며 화를 냈다고 한다.

남편 문익환이 감옥살이를 할 때 박용길은 거의 매일 손편지를 써보냈다. 그의 3000여 통 편지는 민주화와 통일의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서로를 독려한 마음의 궤적이다. 통일 운동의 물꼬를 전혀 새로운 차원에서 열었던 문익환 목사에게 그런 부인이 있었던 거다. 이 책은 문익환의 부인이 아니라 민주화시대에 고난 받는 이들과 함께한 봄길 박용길을 조명하고 있다. 봄길은 자신의 자료들과 옥중 서신들을 차곡차곡 모아두었다고 한다. 그 자료를 기반으로 이 책을 썼다. 봄길은 1995년 김일성 1주기 때 중국을 통해 방북했고, 판문점을 통해 귀환했다. 그도 남편처럼 감옥살이를 했다. 정경아 엮음/삼인/319쪽/1만 5000원. 최학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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