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어기’ 직후 잡은 고등어 상당수가 ‘알배기’, 제도 도입 취지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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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간의 고등어 금어기가 지났지만 잡혀 올라오는 고등어 상당수가 속에 알이 꽉 차 있어, ‘산란기 어자원 보호’라는 금어기 효과가 무색하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크다. 특히 올해는 예년에 비해 금어기 직후 소형어선들의 고등어 어획량이 크게 늘면서 ‘알밴 고등어’ 논란도 더욱 크게 불거지고 있다. 금어기에 이어 2개월간의 휴어기에 들어간 대형선망 선단 일부에선 되레 자신들도 휴어기를 단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경매 후 배 가르면 알 꽉 차 있어
“산란기 비해 금어기 짧다” 지적
2개월 자율 휴어 선망 볼멘소리

14일 부산공동어시장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 금어기(4월 7일~5월 6일)가 끝난 이후 한 달간 고등어 위판량은 221톤(6억 8000만 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금어기(4월 19일~5월 18일) 이후 한 달간 위판량인 60톤(2억 1000만 원)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수산업계 관계자는 “올 5~6월엔 거제도~대마도 사이 바다에서 예년에 비해 고등어가 월등히 많이 잡히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잡히는 고등어 상당수가 알이 가득 찬 이른바 ‘알배기’ 고등어라는 점이다. 부산공동어시장 중도매인 A 씨는 “최근 매일 경매를 마친 고등어 수 마리씩을 무작위로 골라 배를 가르면 대부분이 알을 품고 있는 ‘알배기’들”이라고 털어놓았다.

고등어 금어기는 2016년부터 시행됐다. 그러나 그 기간이 한 달에 불과해 4개월 이상 이어지는 산란기에 비해 턱없이 짧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실정이다. 멸치를 잡는 기선권현망어업(3개월), 꽃게(2개월) 등 기타 업종·어종이 2달 이상의 금어기를 갖는 것과 비교해도 고등어의 금어기는 짧아 보인다. 국립수산과학원 서영일 박사는 “고등어의 산란기는 3월부터 7월 사이”라고 설명한다.

이때문에 고등어를 주로 어획하는 대형선망 선단들은 한 달 간의 금어기에 연이어 다시 2개월의 자율 휴어기를 가진다. 올해 대형선망 선단들은 7월 6일에야 휴어기가 끝난다. 이 기간 중 소형어선들의 산란기 고등어 어획이 급증하면서 대형선망 선단들 사이에는 되레 ‘휴어기 단축’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어자원 보호를 위해 자율 휴어기까지 가진들, 타 업종에서 알밴 고등어를 계속 건져올린다면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대형선망수협 관계자는 “금어기나 휴어기 기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은 충분히 인정한다”면서도 “그렇다고 ‘너도 잡으니 나도 잡겠다’는 식으로, 휴어기마저 단축해 알이 꽉 찬 고등어를 잡으러 나가는 것은 아무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김종열 기자 bell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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