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락수변공원 2m 테이프 거리 두기, 인파 몰려도 효과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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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야외 클럽’을 방불케 할 정도로 사람들이 몰리던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부산일보 지난 8일 자 3면 보도)이 지난 주말에는 오랜만에 평온한 모습을 보였다.

많은 비가 예고되면서 평소처럼 사람이 몰리지 않았고, 시민들은 거리 두기를 위해 2m 구간마다 테이프로 구획을 나눈 공간에서 차분하게 즐기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본격 휴가철이 시작돼 인파가 몰릴 때를 대비한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보 ‘야외클럽 방불’ 지적에
수영구청, 121곳 테이핑 작업

휴가철 ‘별도 방역대책’ 필요

12일 금요일 오후 8시께 민락수변공원. 주말이면 빽빽하게 모여 음주·가무를 즐기던 인파가 보이지 않았다. 일부 시민은 곳곳에서 돗자리를 깔고 음주를 즐겼지만, 사람들의 소음에 파도 소리조차 묻혀 잘 들리지 않던 곳이라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한산했다. 한눈에 봐도 평소 같은 주말보다 80% 이상 줄어 보였다. 이날 오후에 비가 올 것이란 예보에 많은 사람이 찾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인근 주민은 “평소에는 이 시간에 앉을 자리가 없어야 하는데 오늘은 비가 와서 그런지 한산해서 놀랐다”고 말했다.

대신 시민들은 거리 두기를 위해 청테이프를 친 공간에서 차분하게 음주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수영구청은 10일과 11일 이틀 동안 가로 2m 세로 1.5m 크기의 공간에 청테이프를 발랐다. 스탠드 77곳, 하단부 44곳 총 121곳에 작업을 완료했다. 근거리에서 다닥다닥 붙어 ‘거리 두기’가 실종된 채 술을 마시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구청은 이번주말까지 수변공원 모든 구간에 이와 같은 테이핑 작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인파가 몰리면, 이 같은 처방은 효과가 없을 것이란 지적이 인다. 인근 한 상점 주인은 “날이 좋고 사람이 많아지면 자리를 잡지 못해 난리가 나는데 테이핑 위치를 지키려고 할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까지 수변공원은 술을 마시고 음악을 들으면서 춤추는 젊은이들로 야외클럽을 연상케 했다. 생활 속 거리 두기 수칙이 전혀 지켜지지 않으면서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와 소음과 음주 등에 따른 민원도 끊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 수영구청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구청도 앞장서서 질서 유지에 나서겠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생활 속 거리 두기에 동참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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