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심장, 뛸수록 건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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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재활 치료

이재현(왼쪽) 재활의학과 교수와 김봉준 심장내과 교수가 심장질환자의 산소측정과 심전도 테스트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고신대복음병원 제공

심장재활은 심장질환을 앓았던 환자가 재활을 통해 약해진 심폐기능과 운동기능을 이전으로 돌려주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운동이나 생활습관 교정이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심근경색 협심증 등의 심장질환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환자는 심장재활이 필수다. 심장 혈관이 한번 손상된 상태라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장재활을 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사망률이 30~50% 낮아진다. 심장재활을 받으면 이후 심장질환이 덜 발생하고, 더 오래 살고, 입원할 확률이 낮아진다. 고신대복음병원 김봉준 심장재활센터장은 “심장재활은 심장병 환자를 빠르게 회복시켜주고, 운동능력과 삶의 질을 높여주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심근경색·협심증 등 환자 재활 필수
낮은 단계서 시작해 점점 강도 올려
심장 수축력 강화, 혈압·혈당 낮춰
운동 처방·금연·식이요법 병행해야
1년 동안 36회 치료 보험적용 가능


■심장재활 대상은

심장재활을 받아야 하는 대상은 심장이식, 심장판막수술, 관상동맥우회술, 관상동맥중재술 등의 심장수술 또는 시술을 받은 환자다. 또 심박기나 삽입형 제세동기 등을 넣거나 급성 심근경색증, 불안정성 협심증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도 적용 대상이다. 말초동맥질환으로 수술을 받았거나 약물치료를 받은 환자, 부정맥이나 심정지 경험자도 포함된다. 3차 의료기관에서 심장내과 진료를 받은 상당수 환자가 해당한다고 보면 된다.

심장질환이 발생한 환자는 급성 치료를 받고, 약물을 처방받아 퇴원한다. 그러나 퇴원 후 후속 치료와 약물 복용을 제대로 하지 않고 흡연 음주 등 나쁜 생활습관을 지속하면 심장질환이 재발한다. 우리 사회가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심장질환 발병률이 크게 늘고 있으며 이와 동시에 심장질환 재발 위험도 비례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심장재활의 핵심은 환자에게 운동을 처방하는 것이다. 운동 외에도 금연치료, 약물치료, 생활습관 교육, 식이요법 및 정신적 치료로 구성된 프로그램이 있다. 심장질환을 유발하는 해로운 생활습관을 조정해 질환의 재발을 막는 아주 유효한 방안이다.

심장질환 환자가 의사의 도움을 받아 재활을 꾸준히 하면 심장질환의 재발과 사망위험을 낮출 수 있다. 심장질환의 위험인자인 흡연, 음주, 운동 부족, 나쁜 식습관 등 건강하지 못한 생활습관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심장재활 어떻게 하나

뇌 손상 환자나 근골격계 질환 환자들이 재활 치료를 받듯이 심장질환자들도 재활이 필요하다. 심장재활은 심장 기능 평가-운동 치료-위험인자 관리 교육 등의 순서로 진행한다.

심장 기능을 평가하기 위해 운동부하 심전도 검사를 통해 환자 상태를 먼저 파악한다. 그런 다음 심장내과 전문의가 환자에게 맞는 운동 처방을 내린다. 낮은 단계에서 시작해 점점 운동 강도를 높여준다. 운동은 심장 수축력을 강화하고 혈압, 혈당 수치를 떨어뜨려 심혈관 손상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운동 치료는 6~12주간 진행한다. 주 3회, 하루에 40~60분씩 유산소 운동 위주로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운동하는 과정에 환자가 다치지 않게 조치를 한 후에 강도 조절이 쉬운 러닝머신이나 고정식 자전거로 운동을 한다.

운동 치료는 보통 환자 최대 심박 수의 40%에 이르는 운동 강도로 시작해 6~12주에 걸쳐 심박 수의 85%에 이르는 운동 강도까지 점점 올린다. 이때 환자들에게 심전도 검사기기를 달아 의료진이 심전도와 혈압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심장재활은 2017년 2월부터 보험급여 혜택을 받고 있다. 1년 동안 36회 보험적용을 받으면서 운동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홈 트레이닝 프로그램

고신대복음병원 심장재활센터는 심장내과, 흉부외과, 재활의학과, 신경과가 긴밀한 협진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심장질환을 가진 환자의 평가와 심부전 치료는 심장내과 김봉준 교수가 맡는다. 관상동맥 수술과 판막 수술 환자의 모니터링은 흉부외과 조성호 교수가 담당한다. 수술 후에 심장재활과 운동 처방은 재활의학과 이재현 교수가 환자 맞춤형으로 프로그램을 짜준다.

수면장애도 심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수면무호흡증이나 코골이로 발생하는 수면장애는 심혈관질환 유병률을 크게 높인다. 심장재활 환자의 수면장애 여부는 수면센터 이원구 교수가 체크한다.

김봉준 교수는 “앞으로 심장재활센터에 재활운동 시설을 갖춰, 이른 시일 내에 운동 치료도 병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체외역박동술(EECP) 기기를 도입해 심장병 환자들의 심장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혈관의 탄력성을 회복하는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병원과 마찬가지로 고신대복음병원도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많아 운동 치료에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환자들이 퇴원 후에도 집에서 운동을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홈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다. 홈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통해 운동부하 검사를 한 후 최대 산소 소모량과 최대 운동능력을 정확하게 측정해 환자에게 맞는 적절한 운동처방을 내려주게 된다. 의료진들은 퇴원한 환자들의 운동 결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운동 처방뿐 아니라 식습관과 생활습관 교정을 도와줄 수 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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