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군사경영과… 취업난 직업계고 ‘변신은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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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산업고에 반려동물과가 신설돼 2021학년부터 신입생 모집에 나서는 등 직업계 고등학교에 잇따라 특수 학과가 신설된다. 부산경상대에 최근 문을 연 반려견 놀이터. 강선배 기자 ksun@

직업계 고등학교에 신산업 수요를 반영한 반려동물과와 군사경영과 등 특수 학과가 신설된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학과를 시대 흐름에 맞게 개편해 시장이 원하는 맞춤형 인재로 키워 취업률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울산시교육청은 직업계고 재구조화 차원에서 울산산업고와 울산상업고에 각각 반려동물과와 군사경영과를 신설해 2021학년부터 신입생을 모집한다고 15일 밝혔다.

직업계고 재구조화는 4차 산업혁명으로 급변하는 산업 수요를 고려해 내실 있는 학과로의 변화를 지원하기 위한 사업이다. 교육부는 2022년까지 전국 500여 학과 개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교육부가 주관해 특수 학과를 선정했지만, 올해부터 시·도별 여건과 특색을 감안해 각 시·도교육청에서 선정한다.

시대 흐름 맞게 학과 개편 추세
“시장 원하는 맞춤형 인재 양성”
울산산업고, 반려동물과 신설
애견미용사·간호보조원 등 배출
울산상업고, 군사경영과 개설
학과 개편으로 직업교육 활성화

울산산업고는 지난해 교육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반려동물과 1개 학급을 신설하는 대신 도시농경영과를 폐지한다. 반려동물과는 애견사업 시장 확장에 따라 수의간호보조원, 애견미용사, 반려동물관리 종사원 등 관련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울산산업고는 교육부에서 2억 5000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올 하반기까지 애완미용실과 수의보조실습실 등 실습실을 확충한다.

울산산업고는 도농복합도시 울주군에 있는 농업·상업·보건 계열 특화고다. 이 학교 농업 계열인 도시농경영과의 경우 지역 농업 기반 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수년간 취업난에 시달려 왔다. 학교 관계자는 “학교 차원에서 취업난을 타개하고 직업교육의 매력도를 높일 돌파구가 필요했다”며 “반려동물 등 동물자원이 농업 분야(축산 포함)에 포함되는 만큼 새로운 진로 모색의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울주군 울산상업고는 2020년 교육청 자체 사업으로 선정돼 2개 학급에 군사경영과를 신설한다. 군사경영과는 부사관, 보안·경호인력, 군무원 등을 배출할 예정이다.

울산상업고 역시 취업률 저하로 학과 개편을 통한 직업교육 활성화 전략을 채택했다. 상업 계열 남학교다 보니 평소에도 부사관에 관심 있는 학생이 많았다고 한다. 일부 학생은 동아리 활동을 하며 부사관 시험을 준비하기도 했다고 한다.

울산상업고 관계자는 “울산에 부사관 관련 학과가 한 곳도 없고, 군 납품 등이 상업·유통과 관련성이 깊어 군사경영과를 신설했다”며 “향후 부사관 인력을 50% 이상 양성하고 다른 학생들의 진로도 다양하게 열어 놓기 위해 다른 시·도에서 사용하는 ‘부사관과’라는 명칭보다 ‘군사경영과’로 이름 붙였다”고 설명했다.

울산교육청 관계자는 “급변하는 산업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앞으로 특성화고에 대한 전문가 진단 등을 실시해 4차 산업과 뿌리산업 분야에 걸맞은 학과 개편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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